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75,100 -0.66%)가 대표이사 3명을 전격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중동 출장길에 나서며 '뉴삼성' 가속 페달을 밟는 가운데 전면 세대 교체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삼성전자는 7일 이같은 내용의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당초 올해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는 큰 개편 없이 대부분 유임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지난달 말 미국 출장 귀국길에서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며 위기론을 꺼내들면서 과감한 조직 개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업부문장을 대거 교체하는 인사안에 대해 내부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최근까지 반도체 사업부문(DS)에서의 D램 실적 호조, IT·모바일 사업부문(IM)의 폴더블 스마트폰과 소비자가전 사업부문(CE)의 비스포크 흥행을 이끈 주역들이서다.

우선 반도체(DS) 부문에서는 대표이사인 김기남 부회장이 용퇴했다. 후임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장 부사장 출신인 경계현 삼성전기 대표(사장)가 맡게 됐다. 가전(CE) 부문에서는 김현석 사장이, 모바일(IM)부문에서는 갤럭시 흥행 신화를 썼던 고동진 사장이 교체되고 이들 사업부를 통합한 세트(통합)부문장에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새 수장을 맡았다.

재계가 주목해온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지금 당장은 계획이 없다"며 "수년째 인사가 지연돼 교체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글로벌 경영 환경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도 인사에 작용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과 이달에 걸쳐 미국, 중동 등 해외 현장 경영에 나섰다. 정보통신기술(ICT) 신산업을 이끌고 있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 경영진들과 만나 미래 산업 현장을 공유했다.

이 부회장이 장고(長考)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에는 플랫폼, 콘텐츠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근본적 조직 변화를 지체하기 어렵단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장단 인사에 이어 주중 계열사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 발표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ICT 신산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대대적 조직개편과 함께 임원 선에서의 세대교체를 위해 계열사별로 30대 젊은 임원을 적극 발굴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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