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5년 만의 미국 출장을 다녀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이번에는 건설 및 에너지 사업 파트너가 있는 중동 지역 출장길에 오른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고 난 뒤 곧바로 이날 밤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혐의 관련 재판은 매주 목요일에 열려왔지만 이번 주는 재판부 사정으로 월요일에 열리게 됐다. 이에 다음 공판 기일(16일)까지 열흘의 시간적 여유가 생기며 해외 출장에 나서게 됐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UAE를 비롯한 중동 주요 인사들과 만나 신사업 기회를 모색할 예정. 그는 2019년 2월에도 UAE 아부다비에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5G 등 정보기술(IT) 분야에서의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같은해 9월 추석 연휴 기간에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부총리와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특히 지난달 2일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사우디 투자부(MISA)와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우디의 국가혁신 전략에 맞춰 에너지·도시·인프라 개발 분야에서 긴밀 협력하기로 해 이번 출장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오갈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이 중동을 방문한 뒤 유럽을 찾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는 지난해 10월 반도체 노광장비회사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 기술 책임자(CT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설비의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적기에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에서 돌아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봐서 마음이 무겁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기회가 될 때마다 시간을 쪼개 해외를 찾아 최신 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이 이달 말부터 내년 초까지 2주간 겨울철 휴정기를 갖기 때문에 이 기간을 이용해 이 부회장이 또다시 해외를 찾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달 23일 재판에 출석한 뒤 내달 13일까지 20일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 네트워크 복원 차원 출장이 될 것"이라며 "상당히 타이트한 일정이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