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기업의 합작사(조인트벤처·JV) 설립, 합병, 분할 건수가 모두 사상 최대치로 집계됐다. 자율주행, 수소경제, 바이오 등 혁신 분야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업 간 합종연횡이 활발한 데다, 성장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 사업부를 분할하거나 붙이는 사업 재편도 급증했다.
독자생존 어려워진 경영환경…"깐부 찾아라" 기업 합종연횡 뜨겁다
3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국내 5대 대형 법무법인을 통해 확보한 집계와 리그테이블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JV 설립은 지난 3분기까지 45건으로 조사됐다. 3분기까지 집계인데도 연간 기준으로 가장 많았던 지난해(41건)를 이미 추월했다.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 파트너십이 많았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한 LG SK 삼성 등과 수소,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집중해온 한화 효성 등에 해외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코로나19로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 보니 신사업에 진출하면서 인수합병(M&A)보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수단으로 JV가 활용되기도 했다.

기업 분할도 역대 최대였다. 지난 3분기까지 26건으로 전년 전체(24건) 건수를 넘어섰다. 성장성이 높은 핵심 사업부를 떼어내 증시에 데뷔시키거나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이는 사례가 많았다. 이렇게 조달한 현금을 다시 M&A와 투자에 투입해 산업 내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수소경제, 배터리 등은 대부분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다 보니 기업들이 실탄 확보에 분주했다”며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의 사업 재편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