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유니클로 서울 광화문 디타워점 앞의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
12일 유니클로 서울 광화문 디타워점 앞의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
유니클로가 디자이너 질샌더와 콜라보(협업)한 '+J' 2021 가을·겨울(FW) 상품 컬렉션을 판매 개시한 12일. 매장 앞에 다시 대기줄이 늘어섰다. 지난달 15일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 화이트마운티니어링과의 협업 상품을 출시할 당시 오픈런(점포 문이 열리자마자 쇼핑하기 위해 달려가는 것)을 위해 긴 줄이 선 지 4주 만이다.

다만 화이트마운티니어링 협업 제품 출시 때보다는 대기 인원이 적은 편이었다. 매장에서도 일부 아우터 상품 위주로만 재고가 소진되는 등 앞선 콜라보에 비해서는 주목도가 떨어지는 모양새였다.

이날 유니클로 광화문 디타워점을 방문한 40대 여성 장모 씨는 "캐시미어 코트를 사려고 오픈 전부터 기다려 입장했는데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 매장엔 제품이 안 들어왔다고 한다"며 "용산아이파크몰에는 입고됐다고 해서 그쪽으로 가보려 한다"고 말했다.

오전 반차를 내고 매장을 찾은 박모 씨는 "온라인으로 제품 디자인을 봤는데 더플코트가 입을 만할 것 같아서 사러 왔다"면서 "아무래도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 제품인 만큼 일찍 안 오면 못 살 것 같아 오픈 시간 전에 도착해 줄을 섰다"고 귀띔했다.
12일 유니클로 광화문 디타워점의 +J 컬렉션 셔츠류 판매 공간의 모습. 셔츠류를 찾는 소비자가 없어 한산하다. [사진=이미경 기자]
12일 유니클로 광화문 디타워점의 +J 컬렉션 셔츠류 판매 공간의 모습. 셔츠류를 찾는 소비자가 없어 한산하다. [사진=이미경 기자]
소비자가 몰리긴 했지만 이번 컬렉션은 일부 코트 제품 위주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될 뿐 앞선 화이트마운티니어링 협업 제품 출시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매장 방문객들은 아우터 매대 위주로 상품을 둘러보면서 셔츠, 스웨터, 팬츠 제품에는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오픈 시간에 맞춰 매장에 들어왔다가 결국 빈손으로 돌아간 윤모 씨(29·여)는 "이번 +J 컬렉션 제품 중 겨울에 입을 만한 셔츠를 보러왔는데 디자인이 특이하지도 않고 딱히 끌리는 제품도 없어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J 컬렉션에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박하정 씨(31·여) 역시 "예전에 구매한 제품들이 만족스러워 이번에도 살 만한 것이 있나 둘러봤는데 코트 말고는 눈길이 가는 제품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온라인 반응 역시 비슷하다. +J 컬렉션 제품은 유니클로 온라인몰에서도 판매되고 있는데 캐시미어·더플코트 등 일부 아우터 제품을 제외하고는 오후에도 여전히 재고가 남아있는 상태다. 화이트마운티니어링 협업 제품 출시 당시 서버 에러가 뜨고 일부 플리스 제품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출시 두 시간 만에 품절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화이트마운티니어링 협업 상품과 달리 이번 질샌더 협업 상품은 신선함이 덜해 소비자 반응이 예상처럼 뜨겁진 않았다고 풀이했다.
12일 유니클로 광화문 디타워점 '+J' 컬렉션 패딩 판매대의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
12일 유니클로 광화문 디타워점 '+J' 컬렉션 패딩 판매대의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질샌더 협업 컬렉션의 경우 이번이 처음이 아닌 데다 디자인적으로도 예전 컬렉션이나 타 브랜드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아 굳이 줄까지 서가며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적었을 것"이라며 "다만 일부 아우터 제품의 경우 고가 브랜드 디자이너가 관여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니클로는 2009~2011년과 지난해에도 질샌더와의 협업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오랜 기간 '+J' 협업상품 출시가 중단됐다가 재출시된 것이라 유독 관심도가 높았다.

올해 +J에서 출시된 제품은 아우터, 셔츠, 팬츠, 액세서리 등이다. 여성 패딩은 14만~19만원대, 코트는 24만~29만원대에 판매된다. 스웨터류는 5만원대부터 16만원대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면 셔츠는 4만원대, 실크 블라우스는 14만원대, 남성용 다운재킷은 9만원대, 오버사이즈 파카 19만원대, 코트 29만원대 등이다. 셔츠 가격은 4만원대, 벨트는 3만원대로 가격이 책정됐다. 질샌더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론칭한 '질샌더' 브랜드의 패딩 제품이 200만원대임을 고려하면 콜라보 제품 가격이 크게 저렴한 편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J 컬렉션 제품은 1인당 동일 제품을 색상별로 한 장만 구매할 수 있다"며 "매장별로 입고된 품목과 수량이 달라 재고 소진 상황도 각각 다르다"고 안내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