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 방송만 허용된 데이터홈쇼핑 채널의 라이브커머스 방송에 대해 TV홈쇼핑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나는 데다 승인제도 등 기존 방송 규제 체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7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데이터홈쇼핑 채널인 K쇼핑은 지난 6월 중순부터 모바일 앱과 TV 앱을 통해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제공하고 있다. 시청자는 K채널 TV 화면에서 리모컨 등을 활용해 라이브커머스 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다.

데이터홈쇼핑은 TV 리모컨을 활용해 상품 탐색 및 구매 등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실시간 방송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주문형 비디오(VOD) 방식으로만 판매 방송을 송출할 수 있다. K쇼핑, SK스토아 등 10개 사업자가 데이터홈쇼핑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TV홈쇼핑 업계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데이터홈쇼핑이 실시간 개념의 라이브커머스를 운영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조순용 한국TV홈쇼핑협회 회장은 “데이터홈쇼핑 제도 도입 취지 및 승인제도 등을 무력화하면서 방송법 체계를 우회하는 편법”이라고 말했다.

라이브커머스는 상품 선정 과정에서 규제가 없기 때문에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 제품 전문 TV홈쇼핑인 홈앤쇼핑과 공영홈쇼핑을 비롯한 TV홈쇼핑 업체는 재승인 심사 요건으로 중기·소상공인 제품 방송을 일정 비율 이상 편성하도록 권고받고 있다.

데이터홈쇼핑 업계는 TV홈쇼핑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라이브커머스 도입은 바람직하다고 맞서고 있다. K쇼핑을 운영하는 KT알파 관계자는 “TV 판매 방송에서 심의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만큼 라이브커머스도 그에 준하는 품격을 유지하고 있다”며 “진입장벽이 낮은 라이브커머스로 보다 많은 소상공인에게 판매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TV홈쇼핑 규제 수준을 전체적으로 완화해 데이터홈쇼핑 및 라이브커머스와의 규제 격차를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