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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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방역체계를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전환하면서 가계 씀씀이와 국내총생산(GDP)이 불어날 전망이다. 개인 이동량이 10% 늘어날 경우 월평균 씀씀이가 1조2000억원가량 불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2.1%를 웃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25일 이 같은 내용의 '최근 우리경제의 주요이슈 점검'이라는 제목의 기자단 온라인 워크숍 자료를 발표했다. 지난 24일 전체 인구의 70.1%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서 정부는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방역정책을 전환하기로 했다.

지난 2월과 4월에 방역조치 강도를 낮춘 이스라엘과 영국은 이동폭이 보다 커졌고 그만큼 씀씀이도 큰 폭 늘었다. 한국도 방역체계를 전환하면서 이동폭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한국의 이동폭이 10% 늘어나면 식당·카페 등 대면서비스업종에서 긁는 카드금액이 5%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카드 결제금액으로 보면 월간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위드코로나 정책 영향으로 연말 쇼핑금액이 지난해보다 커질 것"이라며 "소비증대 효과는 올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작년 4분기 -1.3%에서 올해 1분기 1.2%, 2분기 3.6%으로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위드코로나로 이같은 회복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3분기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훼손 영향으로 성장 속도가 주춤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4분기에는 위드코로나 영향으로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봤다. 올해 성장률도 한은이 8월 제시한 4%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웅 국장은 "올 성장률이 8월 전망한 성장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치솟는 소비자물가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연내 물가가 지난 한은이 전망한 2.1%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2.2%) 후 최고폭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달 소비자물가가 2012년 2월(3.0%) 후 처음 3%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국의 물가는 지난 4월(2.3%)부터 지난 9월(2.5%)까지 6개월 연속 2%대를 웃돌았다. 미국도 올 5월(5.0%)부터 6월(5.4%), 7월(5.4%), 8월(5.3%), 9월(5.4%)까지 5개월째 물가가 5%대를 넘어섰다.

물가가 치솟는 것은 공급 충격 여파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세계 각국 공장이 다시 가동을 시작하면서 수요가 폭발한 원자재·부품 수요 가격이 치솟은 결과다. 일부 반도체 품목의 품귀현상이 빚어진 데다 선박 운송료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여기에 글로벌 집값도 치솟으면서 물가를 밀어올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