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첫 공식 외부일정이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첫 공식 외부일정이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70,600 +0.57%) 부회장(사진)이 올 추석 연휴 기간 국내에 머물며 하반기 경영 구상에 돌입한다. 연휴를 기점으로 반도체·바이오 등 내년 사업 전략의 틀을 짜는 시기가 다가오는 데다 현재 일부 계열사 대상 경영진단을 시행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 가석방 상태인 이 부회장의 해외출장에 반대하는 여론이 나오는 것도 이번 연휴엔 국내에 머무는 한 이유로 보인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올 추석 연휴 기간 해외 사업장을 방문하는 대신 국내에 머물며 하반기 경영 전반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보통 설이나 추석 연휴엔 방문하기 어려웠던 해외 사업장을 주로 다녔다. 2019년 추석 연휴엔 사우디아라비아 삼성물산 건설 현장을, 지난해 설 연휴에는 브라질 캄파나스 건설 현장을 찾았다. 지난해에는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네덜란드 ASML 본사를 방문했다.

당초 이 부회장은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도 미국 출장을 추진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내 제2 파운드리 공장 후보지 선정이 임박해서다. 이 부회장은 현재 가석방 신분이라 전자여행허가서(ESTA)로 미국 입국을 할 수 없어 법무부에 별도 단수비자 발급을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미국 출장이 불발된 이 부회장은 우선 반도체 투자 현안을 챙기면서 글로벌 인수합병(M&A) 계획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11일 만인 지난달 24일 향후 3년간 240조원(국내 180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위로 도약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자하고,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도 절대 우위를 유지할 것이란 내용을 담았다. 특히 파운드리 등은 투자 집행을 앞당길 것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이 수감돼 있는 동안 삼성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위 TSMC에 더 밀리는 양상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TSMC의 파운드리 시장 매출 점유율은 직전 분기 54%에서 55%로 상승한 반면, 삼성은 1%포인트 낮아진 17%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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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머물며 그룹 내부 이슈에 대한 의사결정을 먼저 내릴 가능성도 있다. 현재 삼성그룹은 준법감시위원회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인데, 구체적인 로드맵이 마련돼야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서다. 이 부회장의 수감 기간 소폭으로만 진행했던 임원 인사에 대한 구상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체기에 돌입한 모바일 사업도 관심 대상이다. 현재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경영진단이 진행중인 가운데 사업 및 인력 재편 방향 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에 따라서는 인력 감축 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섭사업부는 최근 차·부장급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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