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입물가 상승률이 20% 넘게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고공행진하는 수입물가가 인플레이션 공포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8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수입물가지수(2015년 100 기준)는 120.79로 작년 8월보다 21.6%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22.4%) 후 1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기준으로 올 3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수입물가는 7월에 비해서는 0.6% 올랐다.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수입물가를 밀어올렸다. 두바이유는 지난달 평균 배럴당 69.5달러에 거래되면서 작년 7월에 비해 58% 치솟았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8월 석탄·석유제품 수입물가가 작년 같은 달보다 55.4% 상승했다. 1차 금속제품(32.4%)과 화학제품(19.7%) 등의 상승률도 컸다.

제품별로 보면 액화천연가스(LNG·77.2%), 모니터용 LCD(59.5%) 석유화학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59.3%), 옥수수(53.1%), 그래픽카드(28.3%) 등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8월 수출물가지수는 112.72로 1년 전과 비교해 18.6% 상승했다. 전달에 비해서는 1.0% 뛰었다. 석탄·석유제품(63.2%), 1차금속제품(49.3%), 화학제품(37.0%) 등이 수출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통상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기업들이 상승한 원자재 매입 비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 때문이다. 올 4월(2.3%), 5월(2.6%), 6월(2.4%), 7월(2.6%), 8월(2.6%) 다섯 달 연속 2%대를 기록한 소비자물가의 상승 압박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달에는 11조원 규모 재난지원금(국민지원금)도 풀리는 만큼 물가 상승폭이 더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치솟는 물가에 정부도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계란 가격 정상화, 쌀값 안정 등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