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동발전이 인천 영흥면 유휴 주차장 부지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설비.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제공
한국남동발전이 인천 영흥면 유휴 주차장 부지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설비.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제공
한국남동발전은 지난해 인천 십리포 해수욕장 일대에 400㎾ 발전 용량의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다. 빈 주차장 터를 활용한 이 발전소는 매년 발생하는 수익의 65%를 지역 농민의 복지 증진에 사용할 계획이다.

남동발전은 ‘농어촌 상생 협력기금’을 통해 11억원을 출연한 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의 중개로 사업을 진행했다. 조달청 입찰 등을 통해 유니테스트 등 태양광 발전장치 기업과 설비 관련 계약도 체결했다. 남동발전 측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이라며 “농어촌 주민은 소득을 늘릴 수 있고, 중소기업도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생기금, 지역 활성화 사업 기여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들이 농어촌 상생 협력기금에 출연한 자금으로 발전소 사업을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농어촌 상생 협력기금은 농촌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기금으로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운용한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해부터 국내 농어촌 지역 6개 마을에 각각 100㎾ 규모 영농형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도 기금을 통해 경기 파주시 적성면 일대와 충남 당진시 농지에 영농형 태양광 발전소 등 5기를 준공했다. 재단 측은 “기존 벼농사만 지었을 때와 비교해 태양광 발전을 병행한 경우 농가 이익이 7배가량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상생 협력기금은 각종 지역 활성화 사업에도 쓰이고 있다. 한국남부발전은 강원 영월 폐광지역의 공간을 활용해 청년 창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영월군에서 신규 창업 희망자들에게 창업 공간을 주고, 운영비 및 인건비 등을 지원한다. 영월 폐축사 부지에서 지난달부터 영업을 시작한 창업기업 ‘팜가든 밭멍’이 대표적인 사례다. 밭멍은 영월로 귀향한 자매가 창업한 기업으로, 자연 일체형 힐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다. 텃밭 가꾸기 등 다양한 자연 체험을 할 수 있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영월지역 청년 창업기업 1호로 ‘비건 베이커리 에이플’을 열기도 했다. 우유, 달걀, 버터 등 동물성 식품을 배제한 빵과 음료를 판매하는 가게다.

충남 당진시는 농어촌 상생 협력기금 등과 연계해 ‘농어촌 친환경 스마트쉼터’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교통약자를 위해 버스 승강장에 냉·난방시설, 여성 안심 벨, 공공와이파이 등을 설치하고 있다. 충남 보령의 보령수산업협동조합과 어촌 연안에서 ‘치어방류 사업’도 추진 중이다.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으로 어족자원이 감소해 꽃게 대하 해삼 등 가치가 높은 수산종자를 방류할 계획이다.

“민간기업 확대 인센티브 논의”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은 농어촌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금을 활용한 신규 사업을 늘릴 계획이다. 이 기금은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으로 피해를 봤거나 볼 우려가 있는 농어업·농어촌과 기업 간의 상생 협력 촉진을 지원하기 위해 2017년 도입됐다.

민간기업도 기금에 참여하고 있다. 2017년 309억원이었던 기금 협약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1293억원까지 늘었다. 최근 ESG 경영이 일반화되자 어려운 농가를 지원하고, 탄소중립 등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기금 출연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도 늘고 있다.

김순철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사무총장은 “출연 기금은 각 기관이나 기업의 출연 목적에 맞게 368개 사업에 900억원가량 지원됐다”며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동반성장지수 가점 등 인센티브 확대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