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이음프라이빗에쿼티(이음PE)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의 플랜트 사업부문(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 인수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와 이음PE 컨소시엄 간 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문 매각 협상이 최근 상당한 진전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는 약 5000억원으로 거론된다.

SK에코플랜트는 매각 과정에서의 잡음을 최소화하고 연내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공개 매각 대신 소수 PEF 운용사와 비공개 개별 접촉을 이어왔다. SK에코플랜트는 다음달 이사회 결의와 12월 주주총회를 거쳐 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 분할을 마칠 방침이다. 이후 해당 사업부문 경영권(지분 50%+1주)을 외부에 넘긴다. 보통주 매각 대신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인수자 측이 향후 되팔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음PE는 SK에코플랜트와 비슷한 구조의 거래를 한 경험이 있다. 2015년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 SK티앤에스(TNS)가 발행한 RCPS에 1600억원을 투입해 지분 50%가량을 확보한 뒤 지난해 회수에 성공했다. 사실상 거래 구조가 비슷한 만큼 거래 종결성 측면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음PE는 미래에셋자산운용 PE본부와 공동투자자 형태로 자금 조달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한앤컴퍼니 등 다른 PEF 한두 곳도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어 최종 인수자가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가 플랜트 사업을 SK그룹에서 분리하면 1200여 명의 직원이 이동하게 된다. 반도체·원자력·데이터센터 등 에코엔지니어링 내 일부 사업부문은 SK에코플랜트에 잔류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부 매각은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을 줄여 상장(IPO)을 원활히 하려는 차원에서 결정됐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환경폐기물 업체 EMC홀딩스를 1조원에 인수하는 등 친환경 폐기물 분야 인수합병(M&A)에 지속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추후 SK에코플랜트가 IPO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신규 자본을 유치하고 부채비율을 줄여야 할 상황이다.

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점도 이번 매각을 결정한 요인이다. 주력 사업인 플랜트 부문 매출은 2019년 4조8000억원에서 2020년 4조6900억원, 올해 상반기 1조9000억원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