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17일(08:1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료=한국신용평가
자료=한국신용평가
DL건설이 고려개발과 합병 이후 빠르게 수익창출능력을 키워가고 있다. 원가 상승에도 확대된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탄탄한 재무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1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DL건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2.8%다. 2018년만 해도 9.4%였는데 2019년 11.2%, 2020년엔 11.7%로 오르더니 올 상반기엔 12%대로 들어섰다. 매출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역시 2019년 11.7%에서 2020년 12.5%로 오른 뒤 올 상반기 13.9%로 다시 뛰었다.

DL건설은 올해 시공능력 순위 12위인 DL그룹의 건설사다. 현재 DL그룹인 옛 대림그룹에 1986년 편입됐다. 지난해 7월 계열사인 고려개발과 합병하고 사명을 삼호에서 대림건설로 변경했다. 올 3월 현재 사명으로 다시 바꿨다. 올 6월 말 기준 DL이앤씨와 특수관계자가 66.4%의 지분을 갖고 있다.

DL건설은 2015년 이후 주택경기 호조에 힘입어 민간건축을 중심으로 개선된 수주 실적을 나타냈다. 지난해 고려개발 합병을 통해 수주잔고를 확충하고 대규모 정비사업을 따내면서 수주 경쟁력이 높아졌다. 올 6월 말 기준으로 연간 매출의 2.5배를 웃도는 5조원 이상의 수준 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토목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고려개발을 흡수 합병하면서 외형 확대와 함께 전반적인 사업 역량이 제고됐다"며 "민간 주택 중심의 공급 물량 확대로 매출이 성장하면서 영업이익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들어 철근을 비롯한 자재 가격 상승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정비사업·기성불 위주의 도급계약을 통한 분양 위험 관리, 토목 부문의 원가절감 노력 덕분에 개선된 이익창출능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DL건설은 수익성이 우수한 가운데 영업자산 회수까지 원활하게 이뤄져 자체적으로 창출한 현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고 있다. 이 덕분에 실질적인 무차입의 재무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고려개발을 흡수 합병하는 과정에서 재무부담이 늘었지만 잉여현금흐름으로 대응하면서 보유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을 웃돌고 있다.

물론 앞으로 사업·재무 전망에 긍정적 요인만 있는 건 아니다. 건설 수주와 분양 실적은 국내외 경기상황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물경기 부진이 오래 가면 주택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DL건설의 사업 여건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해진다.

전 연구위원은 "양질의 공사 물량 확보 여부와 주택 사업 신규 현장의 분양 실적, 준공 현장 입주율 등을 면밀하게 살펴 향후 신용도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현재 DL건설의 신용등급으로 A-를 부여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