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국내 법인세·상속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으로 낮춰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경총은 10일 기획재정부에 법인세법, 조세특례제한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 개정안에 대한 경영계 의견을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경총은 “국내 법인세 최고세율은 25%로 OECD 38개국 중 여덟 번째로 높다”며 “법인세수가 국내총생산(GDP)이나 조세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OECD 최상위권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OECD 38개국 중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 순위는 2000년 28위에서 2009년 22위, 2017년 19위, 올해 8위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경총은 “최근 디지털세 등 글로벌 조세 개편으로 한국 기업의 해외 세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경총은 OECD 최고 수준인 국내 상속세 최고세율(최대 60%)도 낮춰야 한다고 요청했다.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지만 중소기업이 아닐 경우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가 더해져 60%로 높아진다. 경총은 OECD 국가 중 한국에서만 적용되는 이 같은 할증평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계비속이 기업을 승계할 때 상속세 부담이 있는 국가는 OECD 회원국 중 18개다. 이들의 상속세 최고세율 평균값은 지난해 기준 26.5%다. 경총은 “상속세 부담이 경영의 영속성을 저해한다”며 “경제 성장과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본은 55%의 높은 상속세 최고세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2018년 사업승계세제 특례 조치를 적용해 기업 승계 부담을 대폭 줄였다. 비상장 중소기업의 상속세 부담이 실질적으로 0이 되도록 상속세를 납부 유예 또는 면제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