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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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체조가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면서 사상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2일 신재환 선수가 남자 도마 결선에서 금메달을, 1일엔 여서정 선수가 동메달을 따 한국 여자 체조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체조 역사 상 최고의 기록이다.

비인기종목인 한국 체조의 눈부신 성과의 뒤엔 37년간 대한체조협회를 이끌어온 포스코 그룹의 지원이 있었다. 포스코 그룹은 1985년부터 대한체조협회 회장사를 맡아 37년간 약 210억원을 지원해왔다. 포스코 그룹은 연간 4억~8억원 수준이던 지원금 규모를 2019년부터 9억원으로 늘렸다. 선수들이 훈련에 전념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포스코 그룹의 지원으로 한국 체조는 지난 1988년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서울올림픽에서 박종훈 선수가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1992년 유옥렬 선수가 바르셀로나에서 동메달(도마), 1996년 애틀랜타에서 여홍철 선수가 은메달(도마)을 따며 꾸준히 스타를 배출했다.

이어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이주형 선수가 은메달(평행봉)과 동메달(철봉)을 획득하고, 2004년 아테네에서 김대은 선수와 양태영 선수가 개인종합에서 은메달과 동메달, 2008년 베이징에서 유원철 선수가 은메달(평행봉)을 따며 매 올림픽마다 메달 레이스를 이어갔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양학선 선수가 올림픽 출전 52년만에 첫 금메달(도마)을 목에 걸었다.
도쿄 올림픽 기계체조 도마 종목에서 동메달을 딴 여서정 선수. 사진=연합뉴스
도쿄 올림픽 기계체조 도마 종목에서 동메달을 딴 여서정 선수. 사진=연합뉴스
한국 체조가 세계 무대에서 성과를 내면서 선수들의 이름을 딴 등재기술도 속속 등장했다. 여홍철 선수가 처음으로 시도한 '여1', '여2'를 비롯해 김희훈 선수가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선보였던 '희훈', 아직도 남자 도마 최고 난도 6.0 기술로 남아있는 '양학선'은 국제대회에서 각국 선수들이 앞다퉈 성공하고 싶어하는 기술이 됐다.

이번 올림픽에서 신재환 선수가 결승 2차 시기에서 14.833으로 최고점을 받은 기술도 5.6난도의 '여2'이다. 2019년 한국에서 개최한 코리아컵 대회에서 6.2 난도의 '여서정'을 성공해 우승했던 여서정 선수는 이번에도 자신의 기술로 결승 1차시기에서 15.333점을 받아 결승 진출 선수중 최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상 최고의 성과에 포스코 그룹은 메달리스트에 대한 포상금 규모도 2배 이상 늘렸다. 당초 금메달 1억원, 은메달 5000만원, 동메달 2000만원을 내걸었지만 신재환 선수에게는 2억원, 여서정 선수에게는 7000만원의 포상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포스코 그룹은 선수들이 귀국하는 대로 일정을 잡아 포상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체조 외에도 포스코 그룹은 럭비, 탁구 등 비인기 스포츠 종목을 꾸준히 지원해오고 있다. 포스코 그룹 계열사 포스코건설이 럭비와 체조선수단을 운영하고 있고, 포스코에너지가 탁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 본선에 첫 출전해 존재감을 보여줬던 럭비팀의 장성민 선수가 포스코건설 소속이고, 포스코에너지에선 탁구 여자단체 단체 8강의 주역인 전지희 선수가 뛰고 있다.

포스코 그룹은 앞으로도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 대한 지원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