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업계, 속도·전문성이 핵심
주력사업 외엔 분사도 고려 중"
진승현 랩지노믹스 대표 "15분 내 감염 여부 알 수 있는 키트 만들 것"

“결과를 더 빠르고, 더 편하게 받는 것만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어렵습니다. 검사 결과를 더 쉽게 관리할 수 있어야 진단업계를 주도할 수 있습니다.”

진승현 랩지노믹스 대표(사진)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진단업계의 패러다임이 정확성에서 속도로 바뀌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랩지노믹스는 진단키트 개발 경쟁에서 ‘속도전’을 선도한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2분기에 35분 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 진단시약을 내놨다. 정확도는 99% 수준이다. 다른 분자진단 제품으로는 2시간 이상 걸리던 검사 시간을 4분의 1 수준으로 단축했다. 지난 4월 미국 메릴랜드 주정부가 한국에서 구해간 제품도 이 회사의 진단시약이었다.

이 회사는 다음 타자로 15분 이내에 독감,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등의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신속 항원진단키트를 준비하고 있다. 진 대표는 “RT-PCR과 같이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분자진단 방식으로는 신속진단방식의 검사 속도를 앞지르긴 어렵다”며 “빠른 검사와 휴대가 가능한 신속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방역당국에서 손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진 대표의 설명이다.

랩지노믹스는 진단키트를 하루 최대 100만 개 생산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구축해놨다. 진단키트 매출의 50% 이상은 인도에서 나온다. 독일 지멘스헬시니어스가 이 회사 제품을 인도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수출물량은 작년 전체보다 50% 많다. 회사 측은 인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중심으로 진단키트 추가 발주가 이어지고 있어 3분기에도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개월 사이에 쥬비스, 휴온스, 미국 시크릿다이렉트 등 3개사와 잇따라 유전자 검사 서비스 공급 협약을 맺었다. 지난달 30일엔 홈쇼핑에서 DTC 판매를 시작했다. 피부, 영양, 식습관, 체중관리, 모발 등 69개 항목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이 회사는 개인별로 잘 듣는 약물이나 건강기능식품 성분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진 대표는 “유전자 검사가 대중화되면 대기업도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며 “시장을 선점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사도 고려 중이다. 분자진단, 유전자 검사 서비스, 항암제 처방을 위한 동반진단 등 진단 사업을 전문화하기 위해서다. 진 대표는 “진단사업도 ‘포털’과 같은 통합 플랫폼에서 전문성을 살리는 쪽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며 “코로나19 진단 등은 현금창출원(캐시카우)으로 유지하면서 기술 분야는 관계사나 자회사 형태로 사업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