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올 2분기 시장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은 10조원을, 영업이익은 2조원을 넘기며 올 1분기 낸 신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미러클' LG화학…분기 이익 사상 첫 2조원 돌파
LG화학은 올 2분기에 매출 11조4561억원, 영업이익 2조2308억원을 올렸다고 29일 잠정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2%, 290.2% 늘었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1조1000억원)의 2배가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본업인 석유화학 사업이 코로나19 특수로 호황을 맞은 데다 지분 100%를 보유한 배터리 부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도 800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이익을 올렸다. SK이노베이션에서 받은 배터리 합의금 1조원까지 더해지며 이익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석유화학의 두드러진 실적 상승 및 전지소재 사업 확대, 생명과학의 분기 최대 매출 등 모든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을 통해 최대 성과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석유화학부문에서 1조324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체의 60%를 벌어들였다. 신재생에너지, 위생 등 친환경 소재를 비롯한 차별화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개선으로 마진이 높아졌다.

LG에너지솔루션도 매출 5조1310억원, 영업이익 8152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배터리사업은 4000억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리콜 비용이 충당금에 반영되면서 적자전환이 점쳐졌지만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분쟁 합의금 1조원이 들어오면서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 첨단소재와 생명과학부문도 각각 945억원, 29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LG화학은 2차전지 소재를 앞세워 세계 1위 종합전지소재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날 이사회를 열고 LG전자의 분리막 사업을 담당하는 화학·전자재료(CEM) 사업 부문을 525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분리막은 2차전지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핵심소재다. LG화학은 앞서 2015년 분리막 사업을 일본 화학소재 기업인 도레이에 매각하면서 외부조달로 방향을 잡았지만 글로벌 종합전지 소재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자체 추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재진출을 선언했다.

'미러클' LG화학…분기 이익 사상 첫 2조원 돌파
LG화학은 분리막 사업을 수년 내에 조단위 규모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기술력과 시장성을 모두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과 조인트벤처(JV)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은 “분리막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성장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