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했다. 하지만 고령화 등 인구 충격 영향으로 잠재성장률 전망은 2.5%에서 2.3%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22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등급 전망도 ‘안정적(stable)’이라고 기존 평가를 이어갔다. 이 같은 신용등급과 전망은 2012년 9월 이후 약 9년간 유지되고 있다. 피치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4.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선진국 및 유사 등급 국가의 중앙값인 4.6%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경제성장률의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잠재성장률은 2.5%에서 2.3%로 내렸다. 빠른 속도의 고령화 등 인구 충격을 하향 조정 이유로 들었다. 한국판 뉴딜에 대해선 “한국 정부가 지출을 늘려 성장률 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유익한지 여부를 따지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공공부문의 부채 증가는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번 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국가채무 일부 상환을 추진하는 것은 긍정적인 점으로 언급했다. 저금리와 주택공급 부족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폭등과 가계 부채 확대 등에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피치의 이번 신용등급 평가는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강한 회복력에 대한 대외의 신뢰와 긍정적 시각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결과”라고 밝혔다. 하지만 잠재성장률 하향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이에 대해 “잠재성장률은 신용등급 평가 요소는 아니다”며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파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