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올 상반기 1조419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반년 만에 작년 연간 순이익(1조3072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작년 같은 기간(6605억원)에 비하면 두 배 이상(114.9%)으로 늘었다. 우리금융은 이번 ‘깜짝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첫 중간배당에 나서기로 했다.

21일 우리금융은 이런 내용의 2021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1분기(6671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752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지주 전환 이후 분기별 최대 실적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우리금융, 상반기에 이미 작년 실적 추월
상반기 순영업수익은 4조439억원이었다. 2분기에만 2조568억원을 기록해 분기 사상 최초로 2조원을 넘겼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자회사 간 시너지 확대로 지주 전환 효과가 본격화했고, 수익구조 개선과 비용관리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나란히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3조322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2조9408억원)보다 13% 증가했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증가세가 이어졌고, 이자를 비교적 적게 지급하는 요구불예금 등이 늘면서 조달비용이 대폭 절감된 결과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지주(그룹 전체) 기준 1.61%, 은행 기준 1.37%로 각각 1분기보다 0.01%포인트, 0.02%포인트 올랐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NIM은 작년 말 바닥을 찍은 뒤 올 들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이자이익은 721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4680억원)보다 54.1% 급증했다. 주춤했던 자산관리 영업이 나아지면서 수수료 이익(46.4%)이 크게 늘어난 데다 작년 3분기 자회사로 편입한 우리금융캐피탈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설명이다.

건전성 지표도 개선세를 이어갔다. 부실자산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37%, 연체율은 0.2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피해자를 대상으로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을 유예해준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향후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늘려 NPL 커버리지 비율을 역대 최고 수준인 163%로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성욱 우리금융 전무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면서 한계기업에 대한 부실화 가능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도 “그동안 자산 포트폴리오의 편중 리스크를 최소화해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산 부실화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상반기 1조279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작년 상반기(6779억원)보다 88.6% 급증한 규모다. NIM 개선에 힘입어 이자이익(2조8257억원)이 7.6% 늘었고 비이자이익(5217억원)도 42.5% 증가했다. 우리카드는 1214억원, 우리금융캐피탈은 825억원, 우리종합금융은 4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이날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첫 중간배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이 전무는 “이번 중간배당을 포함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연말에는 과거 수준 이상으로 배당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20%로 제한했던 배당성향을 2019년(26.6%)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23일 이사회를 통해 중간배당 규모를 결정한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