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가 앱을 쓴다는 마인드로 개발한다.”

직원 80%가 2030…"내가 쓰고 싶은 앱 만든다"
토스와 카카오뱅크의 2030 직원은 각각 전체의 90%, 83%를 웃돈다. 카카오페이도 88%에 달한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한 ‘모바일 네이티브’다. 토스 관계자는 “MZ세대 고객이 원하는 모바일 사용자경험(UX)은 같은 또래의 개발자들이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30 개발자들이 고민하는 지점은 같다. “어려운 기능은 걸러내고 최대한 쉽게, 즐길 수 있게 앱을 만들자”는 것이다. 자금이체나 대출, 예적금 가입 때에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존 세대와는 다른 점이다.

토스의 만보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친구들과 함께 만보기서비스에 가입해 일정 걸음 이상 걸으면 10~40원의 잔돈을 준다. 토스 관계자는 “이런 서비스를 통해 한 달에 십여만원을 모은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경우 금리 외에 ‘+α’에 대한 수요가 있다. 디자인과 편의성이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는 카드 플레이트에 라이언 이미지를 넣자 20대와 30대가 열광했다. 오픈 1주일 만에 카드 100만 장이 팔려나간 것. 카카오프렌즈 팬덤이 반영된 결과다.

이런 서비스들이 탄생한 배경은 뭘까. 앱 서비스를 순식간에 바꿀 수 있는 민첩한 조직을 갖췄기 때문이다. 토스 카카오페이 등은 ‘애자일(agile) 조직’을 운영해 의사결정 과정을 대폭 줄였다. 서비스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 등이 한 팀에 모여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는다. 토스 관계자는 “디자이너가 대출비교 서비스의 색상을 친구에게 물어보고 즉각 서비스에 반영해 지표를 개선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토스의 ‘숨은 장학금 찾기’ ‘학자금 이자 지원받기’도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개발자가 만든 서비스다.

경영진부터 직원까지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는 사내 메신저를 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사내 메신저인 슬랙과 아지트를 각각 활용하고 있다. 메일 또는 대면 보고할 필요 없이 임원진이 코멘트를 다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업무 내용을 모두 공개해 직원 개개인의 책임을 늘리기도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