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에 완공된 LG전자 북미법인 사옥은 ‘친환경 사옥’으로 유명하다.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로 운영에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지난해 상반기에 완공된 LG전자 북미법인 사옥은 ‘친환경 사옥’으로 유명하다.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로 운영에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의 생활가전 생산기지 중 하나인 인도 노이다 법인은 최근 3.2M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도입했다. 공장에서 쓰는 에너지 일부를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이 프로젝트를 유엔 CDM(청정개발체제) 사업으로 등록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CDM은 개발도상국에 기술과 자본을 투자해 탄소배출량을 줄인 만큼 탄소배출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앞으로 LG전자엔 노이다 생산법인처럼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품은 사업장이 늘어날 전망이다.

100% 신재생 에너지 시대 준비

LG전자 "全사업장 100% 재생에너지만 쓸 것"
LG전자는 2050년까지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중장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청사진에 따른 조치다.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종전 계획을 한층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는 세계 각국의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속가능보고서 등을 통해 청사진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를 밝히겠다”고 했다.

시작은 재생에너지 수급이 쉬운 북미법인부터다. 올해 말까지 공장과 물류기지 사무실 등에서 쓰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후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든 해외 생산법인을 ‘100% 재생에너지’ 구역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를 달성하면 LG전자가 국내외에서 사용하는 전기 중 재생에너지 비중이 50%를 넘어선다.

국내 사업장에서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2030년에 전환율 60%, 2040년 90%, 2050년 10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산업계 수요에 비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 목표 시점을 여유 있게 잡았다는 설명이다.

깨끗한 에너지 위해 추가 지출

LG전자는 재생에너지 100% 전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효율 태양광 패널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발전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인 REC 구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PPA(전력구매계약) 활용 △한국전력에 프리미엄 요금을 지불하고 전력을 구매해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인정받는 녹색 프리미엄 등의 방법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ESG 청사진 달성을 위해 예산을 더 투입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LG전자는 2019년 ‘탄소중립 2030’ 계획을 밝혔다. 2030년까지 글로벌 사업장에서 제품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2017년 대비 50%로 줄이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외부에서 탄소 감축 활동을 펼쳐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LG전자가 ESG 경영을 강화하는 것은 권봉석 사장(사진)의 중장기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탄소배출이 무역장벽으로 작용하는 상황에 대비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준비하겠다는 의도다. 권 사장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늘리는 데 힘쓰고 있다”며 “ESG 경영 내재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