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회장 "높아진 회계 투명성 눈높이…'정도감사'가 답"
“기업의 회계 투명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전례 없이 높아졌습니다. 감사인들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해졌습니다. 정도감사(正道監査)의 원칙이 흔들리지 않도록 협회가 적극 나서겠습니다.”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사진)은 취임 1주년을 맞은 1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사모펀드(PEF) 운용사들 간 풋옵션 분쟁에 관여한 회계사들이 기소된 것과 관련해 “회계사들이 양심을 저버리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사실이 드러난다면 퇴출시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5대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과 삼덕회계법인이 최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잇달아 검찰에 기소되는 등 회계법인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에 대한 자정을 강조한 것이다.

김 회장은 1978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해 40여 년간 기업 회계감사를 맡아왔다. 삼일의 대표이사(CEO)까지 지낸 뒤 지난해 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에 출마해 최중경 전임 회장의 뒤를 이어 취임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공공 회계개혁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파트 관리와 학교법인 회계의 문제를 지적했다. 김 회장은 “입주민 3분의 2 동의로 회계감사를 생략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많은 단지가 감사를 받지 않는다”며 “비용을 핑계로 주민 동의를 받고 ‘복마전’ 수준으로 운영하는 곳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회계는 자산과 현금 입출금만 보면 돼 감사가 쉽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사립학교에 대해선 기업과 마찬가지로 외부감사인을 의무 지정하는 법안이 발의돼 교육위원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며 “공동주택도 감사인 지정제 도입을 추진 중이며 법안들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감사비용 증가에 대한 불만으로 신(新)외부감사법을 완화하자는 등의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선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김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후 (부실회계가) 더는 국가신인도에 타격을 줘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게 회계개혁의 발단”이라며 “회계 투명성을 높이면 신용도가 올라가고 채권 조달금리가 낮아지는 등 감사비용 상승을 뛰어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상생을 위한 사업과 회계사 권익 향상을 위한 노력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회계업계의 ‘지식공유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며 “대형 회계법인이 가진 여러 발전된 업무 도구와 데이터베이스 등을 중견·중소 회계법인과 무료로 공유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회계사 선발인원과 관련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회장은 “현재 회계사 선발인원이 많다는 의견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빅4 회계법인의 평균 퇴사율이 20%에 달하는데 중소 회계법인이나 스타트업 등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많다”며 “회계사 응시인원이 늘어나는 등 상황을 감안해 금융당국이 선발인원을 합리적으로 조절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