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사업자 선정에 들어간 정부의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 구축 사업에 벌써부터 각계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클라우드·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적용돼야 하는데, 대기업 참여를 막아 시스템이 부실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교육 현장에선 “복잡한 시스템이 교사들 업무만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기업 참여 막은 4세대 나이스 사업, 부실 우려 커진다
14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4세대 나이스 구축 사업을 지난달 말 공고하고 다음달 8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2011년 개통된 3세대 나이스 이후 10여 년 만에 새로 제작되는 4세대 나이스는 2023년 3월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예산은 응용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사업을 포함해 총 2800억원이 투입된다. 3세대 나이스 개발 비용의 세 배 규모다. 입찰에 참여할 만한 IT 기업으로 아이티센그룹, 메타넷대우정보, 대신정보통신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차세대 나이스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교육 공약인 ‘고교학점제’를 뒷받침해야 한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이 대학생처럼 수업을 선택해 학점을 받고 졸업하는 제도다. 수강 신청, 위탁기관 관리 등의 제도를 뒷받침할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유아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유치원 교직원 및 원아 관리 시스템도 마련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3세대 나이스는 삼성SDS 등 대기업 시스템통합(SI) 사업자가 컨소시엄을 이끌며 개별 프로그램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하지만 4세대부터는 정부가 대기업 참여를 제한해 IT업계에선 “프로젝트를 이끌 ‘리더’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4세대 나이스에는 AI,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사업자에게 고도의 사업 관리 및 위험 관리 능력이 요구된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방대하고 복잡한 시스템 특성상 기술 진입 장벽이 높다”며 “중견 업체에만 첨단 기술을 맡겼을 때 얼마나 제대로 된 성과가 나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새 나이스 도입으로 업무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나이스가 업무 효율화를 위해 도입된 행정 시스템이지만 담당 보직에 따라 쓰지 않는 메뉴도 많아 무엇이 필요하고 필요 없는 메뉴인지 구분하는 것부터 애를 먹는다”는 게 교사들의 불만이다. “새 나이스에 현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새 학기마다 나이스에 입력하는 행정 업무 때문에 새로운 학생들 얼굴 외우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새 시스템에는 필요한 업무만 간편하게 처리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남영/이시은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