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카드사들이 올 들어 12종의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출시하는 등 카드업계 ‘PLCC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PLCC란 제휴 기업의 브랜드를 카드 전면에 내세우고 해당 기업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다. ‘맞춤형 혜택’ 측면에서 PLCC의 보편화를 반기는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PLCC 열풍 속에 일명 ‘혜자 카드’가 점점 단종되고 있는 데 대한 불만도 나온다.

'기업 특화' PLCC 열풍 속 자취 감추는 '혜자 카드'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2015년 현대카드가 이마트와 손잡고 업계 최초의 PLCC(이마트 e카드)를 선보인 이후 PLCC 출시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7개 전업 카드사들은 2017년 4종, 2018년 5종, 2019년 8종, 2020년 11종의 PLCC를 출시했으며 올 들어선 현재까지 12종을 내놨다. 추가적으로 연내 출시가 예고된 PLCC만 3종이다.

카드사에는 PLCC가 여러모로 효자 상품이다. 제휴사와 함께 마케팅을 펼치고 수익을 나누는 구조기 때문에 카드사는 마케팅 비용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 제휴 기업의 충성 고객을 카드사 고객으로 끌어올 수도 있다. 가령 하루에 커피를 서너 잔씩 마시는 소비자라면 스타벅스 현대카드나 커피빈 KB국민카드를 발급받을 유인이 크다.

소비자에게도 장점은 있다. 여러 곳에서 혜택을 제공하는 일반 ‘제휴 카드’를 기본으로 쓰되 자신이 자주 소비하는 분야에 혜택을 몰아주는 PLCC를 몇 개 발급받을 경우 똑똑한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혜자 카드 단종 속도가 가속화되는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만 롯데카드 ‘라이킷펀’, 우리카드 ‘카드의정석 위비온플러스’ 등 혜자 카드가 자취를 감췄다. 2017~2018년 100개 안팎이던 신용·체크카드 단종 건수가 2019년 이후 매년 200여 개로 늘어났을 만큼 카드사들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카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방침”이라며 “과거처럼 고객에게 혜택을 많이 돌려주는 마케팅을 하기 어려워져 혜자 카드가 단종되는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