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반도체 미래기술 개발과 신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해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의 최첨단 공장인 경기 이천 M16 전경.  한경DB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미래기술 개발과 신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해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의 최첨단 공장인 경기 이천 M16 전경. 한경DB
SK하이닉스가 해외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투자 영역은 반도체 설계, 극자외선(EUV) 공정 소재, 소프트웨어 개발, 자율주행차 센서 등으로 다양하다. 미래기술 개발과 신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평가된다.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론 지난해 8월 SK하이닉스가 투자한 사이파이브(SiFive)가 꼽힌다. 당시 사이파이브는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등으로부터 6000만달러(약 71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사이파이브가 2015년 설립 이후 투자받은 총액은 1억8500만달러(약 2200억원)로 늘었다. 삼성전자, 인텔 등도 과거 사이파이브에 투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래 기술과 중장기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반도체 설계기술(IP) 시장을 독점한 기업은 영국 ARM이다. ARM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IP를 삼성전자, 퀄컴, 엔비디아 등에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다. 사이파이브는 ARM 독점을 깨기 위해 반도체 IP ‘리스크파이브(RISC-V)’를 무료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기술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5월 SK하이닉스는 미국 컴퓨팅 업체 멤버지에 투자했다. 인텔 캐피털, 시스코 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멤버지의 총 조달 자금은 1900만달러다.

멤버지는 ‘빅 메모리 컴퓨팅’ 개발을 위해 투자를 유치했다. 빅 메모리 컴퓨팅은 메모리반도체에 데이터를 저장해 두고 처리하는 기술인 ‘인 메모리’의 한계를 뛰어넘은 기술로 평가된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하반기부터 D램 양산에 EUV 공정을 도입하면서 ‘EUV 소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8월 EUV 공정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를 생산하는 미국 인프리아의 전환사채(CB)에 약 12억원을 투자했다. 인프리아는 일본의 포토레지스트 수출 규제 때 JSR, 신예쓰 같은 일본 업체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스타트업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