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신 소비층 대두…개인 맞춤형 상품 '인기'
후불형 자동차보험부터 DIY 생명보험까지 출시
핀테크·미니보험사 진입 예고…"시장 더 커진다"
캐롯손해보험 광고모델 배우 신민아. 사진=캐롯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광고모델 배우 신민아. 사진=캐롯손해보험

# 일반 자동차보험을 들고 있던 20대 후반 A씨는 최근 후불형 자동차보험으로 갈아탔다. 주말에만 차를 사용해 주행거리가 적은 편인데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보험료를 내는 것이 괜스레 억울하게 느껴져서다. 30살이 되는 해 건강보험에 가입할 것이라는 A씨는 이미 자신에게 필요한 보장만 담을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보험' 상품도 점찍어뒀다.

국내 보험사들의 주력 상품이 변화하고 있다. 획일화된 상품 출시를 쏟아내던 보험사들이 이제는 개인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개성과 자아실현 욕구가 상대적으로 강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이 보험업계 신(新)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다. MZ세대는 소비에 능동적인 성향을 보이고, 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시한다.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소비자 맞춤형 보험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전문 미니보험사·핀테크 기업의 등장이 예고된 만큼, 미래 주력 고객층을 고려한 시장 선점 경쟁이 심화할 것이 예상돼서다.
"탄 만큼만 내세요"…후불형 자동차보험 '20만명 돌파'
29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자동차보험이 가입자 20만명을 돌파하면서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상품을 자동차를 탄만큼 보험료를 내는 '후불형 보험'이다. 지난해 2월 첫선을 보인 뒤 올해 1월 10만명을 돌파했는데, 약 4개월 만에 또 한 번 기록을 경신했다. 소정의 가입보험료만 내면 매월 주행거리에 따라 계산되는 보험료를 나눠 납부하게 됩니다. 주행거리별 보험료를 연말에 한꺼번에 낼 수도 있다. 개인의 운행 거리를 고려하지 않고 연간 보험료 전액을 선납하는 기존 자동차보험과 차이가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행한 만큼만 보험료를 내기 때문에 연평균 1만5000km 이하 운전자들에게는 유리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중형 승용차 기준으로 연간 5000㎞를 주행할 경우 보험료는 연간 30만~40만원 수준에 그친다.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의 평균과 비교하면 보험료가 최대 30%까지 저렴한 편이다. 평소 출퇴근은 대중교통으로 하고 주말에만 운전하는 직장인, 데이트와 모임에만 주로 차량을 사용하는 학생 등에게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에서 최초로 시도된 캐롯손보의 후불형 자동차보험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당장은 캐롯손보가 관련 보험료 산출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어 문제가 없지만, 특허 기간이 종료되는 시기에 다른 회사에서 관련 상품을 잇따라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DIY 보험' 하나의 트렌드로…"개인 맞춤형 시장 확대"
생명보험도 개인 맞춤형 시대에 맞춰 변화 중이다. 개인이 원하는 보장만 선택해 낮은 보험료로 가입이 가능한 ‘DIY 보험’은 하나의 업계 트렌드로 올라섰다.

모바일 방카슈랑스 최초 DIY형 암보험인 하나생명의 ‘손안에 골라 담는 암보험’은 지난해 출시 6개월 만에 2만건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 올해에도 상품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면서 판매량은 3만2000건을 돌파했다.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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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은 한국인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은 상위 6대 암(위암·대장암·폐암·간암·담도 및 담낭암·췌장암)을 비롯해 남성 특정암, 여성 특정암, 소액암까지 총 9개 암 중 고객이 원하는 대로 보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주목을 받았다. 발병 비율이 높은 유방암, 여성 생식기암, 남성 생식기암 등이 일반암과 동일한 금액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도 고객의 이목을 끄는 요소로 작용했다.

소액암을 제외하고 선택한 암의 경우 진단이 확정되면 1000만원이 지급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하지 않은 암(소액암 제외)으로 진단을 받아도 보험료가 모두 면제되기 때문에 납입에 대한 부담도 낮은 편이다.

개인 맞춤형 상품에 대한 수요에 따라 DIY 보험 출시은 잇따르고 있다. 한화생명이 지난해 말 고객이 필요한 부위만 보장받는 '라이프플러스(LIFEPLUS) 오마이픽 암보험'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AIA생명이 30여개 특약 중 고객이 원하는 보장만 조립해 맞춤 설계가 가능한 'AIA 바이탈리티(Vitality) 내가 조립하는 종합건강보험'을 출시했다.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소비자 맞춤형 보험 시장이 앞으로 더 빠른 속도로 커질 전망이다. 전문 미니보험사·핀테크 기업의 등장이 예고된 만큼, 미래 주력 고객층을 고려한 시장 선점 경쟁이 심화될 것이 예상돼서다.

최근 카카오페이를 필두로 핀테크 업체들의 보험업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소액단기보험사의 자본금 설립요건을 기존 30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전문 미니보험사의 등장이 가시화된 상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 측에선 추후 장기 고객이 될 MZ세대의 취향에 빠르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결국 개인 맞춤형 보험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라며 "핀테크 기업, 미니보험사의 진입에 따른 긴장감도 보험사들이 더 합리적인 가격에 개인 취향을 반영하는 쪽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이도록 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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