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백 3.9초…'스포츠카의 심장' 가진 마세라티 르반떼
마세라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반떼의 최상급 모델 트로페오가 2019년 국내 출시된 이후 소비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SUV의 장점과 스포츠카의 주행 능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다. 최고 출력 580마력의 V8 엔진(사진)을 장착한 이 차량은 시속 300㎞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마세라티는 201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SUV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한 뒤 3년 만에 르반떼 트로페오를 내놨다. 르반떼 트로페오는 이탈리아에서 프로토타입 모델로 제작돼 세계에서 가장 험한 기상과 도로 환경에서 시험을 거쳤다.

르반떼 트로페오는 역대 가장 강력한 V8 엔진과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췄다. 전면 그릴은 높이를 낮췄고 새로 디자인한 스포츠 범퍼와 카본 파이버(탄소섬유) 소재의 악센트를 적용했다. 실내는 인체공학을 고려한 스포츠 시트로 제작했다. 피에노 피오레 천연 가죽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제로백 3.9초…'스포츠카의 심장' 가진 마세라티 르반떼

역대 가장 강력한 엔진

르반떼 트로페오는 마세라티의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 GTS’의 530마력 V8 엔진을 재설계했다. 6750rpm에서 580마력의 최고 출력을 낸다. 마세라티 역대 가장 강력한 이 엔진은 페라리의 마라넬로 공장에서 공동 제조된다. 페라리 파워트레인 개발팀과 개발한 엔진은 실린더 뱅크에 신형 터보차저를 하나씩 설치했다. 또 고압 직분사 방식을 이용해 반응이 빠르고 효율적이다.

이런 엔진 덕에 르반떼 트로페오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은 3.9초에 불과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304㎞에 이른다. 르반떼 트로페오엔 스포츠카처럼 주행할 수 있는 코르사 주행 모드가 있다. 코르사 모드를 실행하면 기어 변속이 빨라지고 에어 서스펜션(완충장치)은 낮아지는 등 여러 시스템이 주행에 최적화된다. 뒤 차축엔 기계식 차동 제한 장치(LSD)가 있다. 모든 노면 상황에서 안전성이 뛰어난 배경이다.

편하고 안정적인 주행

르반떼 트로페오의 뼈대는 장거리 주행에서 탑승자를 편안하게 해준다. 차량 전후 무게를 50 대 50으로 완벽하게 배분해 동급 차량 중 무게중심이 가장 낮다. SUV지만 슈퍼카 수준으로 정밀하게 움직임을 바꿀 수 있는 이유다.

에어 스프링 공기 압축 시스템은 차량 높낮이를 6단계로 조절할 수 있게 해준다. 운전자는 주행 모드를 선택해 차량 높이를 변경할 수 있다. 높이 차이는 최대 75㎜다. 코르사 모드에서는 가장 낮은 높이인 ‘Aero 2’ 레벨이 적용된다. 전자 제어식 댐퍼(진동 완화장치)가 장착된 스카이훅 시스템(충격 흡수장치)으로 성능을 높였다.

르반떼 트로페오는 마세라티 SUV 모델로는 최초로 통합 차체 컨트롤을 도입했다. 차체 움직임이 불안정할 시 즉각적으로 엔진 토크를 낮추고 각 바퀴에 필요한 제동력을 분배한다. 속도를 높이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고급스러운 디자인

르반떼 트로페오의 내·외관 디자인은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공기 역학적 관점에서 효율성도 향상시켜 공기저항계수가 0.33에 불과하다.

외관에는 전면 그릴의 세로 줄을 두 개로 늘린 ‘더블 수직바’와 ‘블랙 피아노’ 색상을 갖췄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레이싱 DNA를 적용해 공격적인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르반떼 트로페오 전용 디자인으로 제작한 보닛에는 엔진 열을 식히는 배출구를 적용했다. 전면에는 마세라티 상징인 3개의 에어 벤트가 있다. 후면으로 갈수록 루프는 매끈해지는 특징이 있다.

전면에는 풀 매트릭스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라이트를 넣었다. 바이제논 라이트보다 수명이 두 배 더 길다. 상향등을 켰을 때 주변에 다른 차량이 감지되면 헤드라이트 방향을 조절한다. 내부는 최상급 피에노 피오레 천연 가죽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냈다. 가격은 2억3907만원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