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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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힘들다는 말은 늘 있었지만, 지금은 정말 모든 게 로또처럼 보인다. 청년들은 자신의 미래에 진심인데, 정치권에서는 선심성 공약으로 일자리 창출을 대체하려고 하고 밥그릇 놓고 '니가 힘드네 내가 힘드네'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우리가 갚아야할 돈, 우리가 짊어져야할 갈등만 더 늘리는 모습에 화가 난다.
취업준비생인 박모씨(28·남)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 기대가 컸다. 특히 대선 후보 때부터 "일자리 대통령 되겠다"던 문 대통령의 말이 당시 대학생이던 그에게 매우 절실하게 와닿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전부터 두들긴 취업문은 박씨에게 지금도 굳게 닫혀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동안 박씨와 같은 20대 남자 지지율이 70%포인트 추락하는 등 연령대가 낮을수록 지지율 낙폭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배경에는 일자리 상황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 일자리 사업 확대로 문 대통령 취임 후 고용률은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분야가 견인해 왔다. 공공일자리로 고령층 고용률은 개선됐다. 하지만 민간 일자리 창출이 충분히 병행되지 않으면서 청년층 취업은 크게 악화됐다. 이런 실정은 지지율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여당에서 추락한 청년층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각종 공약이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청년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정부는 수십조원에 달하는 재정을 일자리 사업에 투입했지만, 결과는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일자리 사정은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 10일 문 대통령이 4주년 특별연설에서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지난 4년간 일관되게 진행됐던 정부 주도형 일자리 정책이 남은 1년 동안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구직기 2030세대 고용률 보니
이해되는 청년 지지율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낙폭. 2017년 6월 대비 2021년 4월. 청년층 지지율이 크게 악화된 모습이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낙폭. 2017년 6월 대비 2021년 4월. 청년층 지지율이 크게 악화된 모습이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13일 한경닷컴이 지난 2017년 6월 대비 올해 4월까지 문 대통령의 한국갤럽 월간 단위 지지율 낙폭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중 20대 지지율은 66%포인트 하락했다. 연령대별로 가장 큰 낙폭이다. 그 다음으로 30대(54%포인트), 40대·50대(각각 46%포인트), 60대 이상(42%포인트) 순이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지지율 낙폭이 줄어드는 모양새다.

성별 지지율까지 고려하면, 같은 연령대라도 대체로 남성 지지율 낙폭이 여성보다 더 컸다. 특히 20대 남성의 지지율은 70%포인트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다. 이 결과, 20대 남성의 지난 4월 월간 지지율은 17%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낮았다.

20대 여성은 61%포인트 하락해 그 다음으로 큰 낙폭을 보였다. 이어 30대 남성(58%포인트), 30대 여성(51%포인트), 50대 남성(47%포인트), 40대 남성·40대 여성·50대 여성(각각 46%포인트), 60대 여성(44%포인트), 60대 남성(40%포인트) 순으로 낙폭이 컸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20대 남자가 뿔났다"고 하지만, "지지율 낙폭을 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뿔난 것은 모두가 마찬가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자리 상황에서도 60대 이상 고용만 높아지고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고용 사정이 악화된 모습이 확인된다. 특히 지지율과 마찬가지로 청년층에서 여성보다 남성 고용이 더 악화된 흐름이 포착된다. 2030세대에서 남성 지지율 낙폭이 여성보다 조금 더 컸던 것이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구직기인 25~34세 사이 성별 고용률을 보면, 25~29세 남성 고용률이 1.4%포인트 떨어지는 동안 여성은 0.9%포인트 떨어졌다. 이 연령대는 2016년까지만 해도 남성이 고용률에서 앞섰으나, 2017년 이후 여성 고용률이 남성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30~34세 남성 고용률은 0.9%포인트 하락한 반면 여성 고용률은 3.5%포인트 증가했다.

청년층과 대조적으로 4년간 60세 이상 고용률은 2.5%포인트 증가해 정권 중 일자리 상황이 가장 크게 개선됐다.

이는 고용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의 약세와 공공일자리 증가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간 정부가 주도해 창출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분야의 공공부문 일자리에는 고령층 뿐 아니라 남성보다는 여성 고용 창출이 중심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 고용 창출이 시급하지만 그간 정부가 보여준 모습을 보았을 때 기대치가 높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용은 朴 때 보다 악화됐는데
퍼주기식 재정만 늘어

연령대별 고용률.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비교. 문재인 정부 들어 청년층 고용률이 박근혜 정부 때 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연령대별 고용률.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비교. 문재인 정부 들어 청년층 고용률이 박근혜 정부 때 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사실 이러한 상황은 정권 초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는 진단도 나온다. 취임 후 한달 뒤인 2017년 6월 4일 문 대통령은 "정부가 최대 고용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막대한 혈세가 투입돼왔다. 2018년 19조2000억원을 시작으로 올해는 30조5481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예산으로 편성됐다. 4년간 58.8% 급증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고용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 보다 더 악화됐다. 박근혜 정부 당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전체 고용률은 0.8%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현 정권에서는 4년간 0.7%포인트 감소했다. 코로나19 상황 전인 2019년까지만 증감율을 봐도, 3년간 0.1%포인트 증가에 그쳐 박 전 대통령 때 상승률에는 한참 못 미쳤다. 또한 2019년까지 20대와 30대 고용률이 각각 0.6%포인트, 0.7% 상승에 그쳤지만 박근혜 정부 기간 동안에는 각각 1.4%포인트 증가했다.

재정 지원 일자리가 청년 취업에 악영향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심층평가 연구-일자리사업 간 연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직접 일자리' 사업 참여원의 취업률은 5.3%에 그쳤다. 직업 훈련 등이 연계돼서야 취업률은 30% 가까이 올랐다. 정부가 전반적인 사업을 재구성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성과 없는 일자리 사업에 재정 지출 속도만 가파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가 지난달 초 발표한 '재정 모니터'(Fiscal Monitor)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국제 비교 지표인 일반정부 부채(D2) 기준)은 2026년 69.7%로 지난해(48.7%) 보다 21%포인트 급상승할 전망이다. 정부 중기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기준인 국가채무(D1) 비율은 2018년 35.9%에서 2024년 60%까지 오를 전망이다.

최근 정부·여당은 돌아선 청년층 민심을 잡겠다며 각종 현금성 공약이 남발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의 시선이 곱지는 않다. 청년들이 진정 원하는 공약도 아니고, 재정 계획도 전무하기 때문이다. 구직 중인 김모씨(29)는 "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일자리가 최고 복지'라고 말해왔다"며 "청년들은 재정을 나눠달라는 게 아니라 이 말대로 일자리로 '홀로서기'가 가능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 계획 없는 정책은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文 "민간과 일자리 창출" 발언했지만
동력 상실·경기 위축 관건

최근 문 대통령도 정부 주도형 일자리의 한계를 느낀 듯, 지난 10일 4주년 특별연설에서 민간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겠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지난 4년간 보여준 행보와 최근 동력을 크게 잃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를 얼마나 추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기업 취업 문을 넓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 노동 수요는 장기 고용 관계라는 이유로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진다. 때문에 경기 후행적 성격이 강해 경기 회복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로써는 반도체 등 고용창출 여력이 약한 특정 분야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집단면역도 불투명해 경기회복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기업 고용이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