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정부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박용순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혁신정책관이 최근 10년 간 청산펀드 실적현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지난 16일 서울정부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박용순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혁신정책관이 최근 10년 간 청산펀드 실적현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10년간 청산벤처펀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청산된 벤처펀드가 역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청산벤처펀드란 최초 펀드 결성 이후 투자 및 회수를 통해 투자 목적을 달성했거나 존속기간 만료로 해산된 펀드를 의미한다.

최근 10년 새 청산한 벤처펀드는 전체 110개 자산운용사, 총 423개 펀드로 집계됐다. 전체 평균 수익배수는 약 1.3배였다. 100억원의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하면 130억원의 수익을 냈다는 얘기다.

최근 10년 청산벤처펀드 수익률 추이를 조사한 결과 2015년 이전 청산벤처펀드의 수익률은 등락을 반복했다. 2016년 이후엔 꾸준히 수익률이 증가했다. 지난해 청산벤처펀드는 역대 최고 수익률인 9.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산벤처펀드가 투자한 기업 중 코스닥 상장 기업이 많을수록 펀드 수익률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청산벤처펀드의 투자기업 중 코스닥 상장 기업은 93개로 역대 가장 많았다. 상장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수록 펀드 투자수익도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7년 이후 청산된 벤처펀드는 매년 세 개 중 2개 이상이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을 낸 청산벤처펀드 중 10% 초과 수익을 낸 펀드 비중은 지난해 41.7%를 기록했다. 최근 10년 새 가장 높은 수치다.

최근 5년간 수익배수가 높은 업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비대면 시대에 신성장 업종으로 부상한 `바이오·의료`,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게임’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의료 업종은 지난 10년간 전체 업종 중 수익배수 상위 3위 안에 꾸준히 들었다.

ICT 서비스 업종은 2016년도까진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2017년도 이후 수익배수가 높은 업종으로 부상했다. 지난해에는 청산벤처펀드 수익배수 1위 업종에 올랐다.

게임 업종은 2016년, 2018년, 2019년 등 최근 5년 중 3회에 걸쳐 1위를 차지하는 등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게임 업종이 1위를 차지한 해엔 다른 업종이 1위를 차지한 해보다 수익배수가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2016~2020년)간 청산된 모태자펀드는 89개로 조사됐다. 청산된 모태자펀드 다섯 개 분야(회수, 투자 취약, 혁신성장, 글로벌진출, 기타)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분야는 13.5%를 기록한 ‘회수(구주 거래)’였다. 수익 배수가 가장 높은 분야는 `투자 취약` 분야로 1.6배였다.

최근 5년간 1개 이상 펀드를 청산한 경험이 있는 운용사(벤처캐피털)는 99개로 나타났다. 이중 청산벤처펀드 수익 금액 상위 10개 운용사의 청산수익은 전체 수익의 71%가 넘는 총 1조211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대 펀드수익을 낸 운용사는 2043억원을 기록한 ‘스톤브릿지벤처스’였다.

최근 5년간 청산한 253개 펀드 중에 상위 10개 펀드의 청산수익은 총 8069억원이다. 전체 청산수익의 47.5%를 차지했다. 또 상위 10개 펀드의 전체 수익배수는 전체 청산벤처펀드 수익배수(1.3배)보다 약 두 배 높은 2.7배로 나타났다. 또 청산벤처펀드 중 수익률 상위 10%에 드는 펀드는 2016년도를 제외하고 매년 30~40% 수준의 높은 수익률을 유지했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이번 청산벤처펀드 분석을 통해 벤처투자의 수익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가 벤처투자의 수익과 상관관계가 있어 증시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벤처펀드, 벤처투자가 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중간회수시장 및 상장과 관련된 분야에 있어서 보완할 점이 없는지 살펴볼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