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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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2년 간 미국에서 벌여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을 하루 앞두고 양사가 전격 합의한 것이다. 이에 SK가 LG에 배상하는 금액이 얼마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와 SK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양측 합의금에 대한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양 사는 아직 합의금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2조원 정도에서 합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잇다. 마지막 협상에서 LG가 3조원, SK가 1조원을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로 델라웨어 재판부에 계류 중인 영업비밀 침해 관련 배상금 소송과 ITC에 걸려 있는 2건의 특허 분쟁 소송 모두 취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이 미국에 체류 중이어서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사장과 김준 사장은 주말 '화상회의'를 통해 이날 전격 배상금에 합의했다는 전언이다.

다만 거액의 소송 비용과 로비 비용은 양사에게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다. 비영리 연구기관인 CRP(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LG가 투입한 로비 비용은 지난해만 각각 65만, 53만여 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6~8억원에 달한다. 올해에 추가로 로비 비용이 투입된 데다 로펌 고용 등 소송 비용까지 포함하면 양사의 소송 및 로비 비용은 최고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번 합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11일)을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배경에는 미국과 우리 정부의 중재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외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결정이 나온 이후 일자리 창출과 전기차 공급망 구축 등 자국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 양사에 합의를 적극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