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경기 요인 따져 면밀 분석 필요
“당부 말씀이라니요? 큰일 날 소리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했다. 심의를 요청하며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에게 어떤 당부의 말을 했는지 묻자 이 장관이 펄쩍 뛰며 손사래를 쳤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공익위원이 모여 최저임금을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기구로 정부가 사전에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경우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은 모두 네 차례 인상됐다. 초기 2년 동안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바람을 타고 각각 16.4%, 10.9%라는 역대급 인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2년간은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불복운동을 펼치는 등 강하게 반발했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최저임금 인상률이 2.9%, 1.5%로 낮아졌다. 이른바 ‘롤러코스터 최저임금’에 노동계와 경영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은 위원회의 독립적인 권한”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같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 격차가 완화되고 소득분배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반면 취약 업종 영세사업체의 고용과 인건비 상승에는 일정 부분 부정적 영향도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최저임금이 실제 고용이나 소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 분석은 학자들 사이에서도 긍정, 부정, 확인 불가 등 논란이 진행 중”이라며 “업종별 특성과 소비 형태 변화, 경기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고 보다 장기간에 걸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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