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베트남 주요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늘리고 있다. 베트남은 SK가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삼고 있는 국가다.

SK, 베트남서 파이낸셜 스토리…'유통 1위' 빈커머스 4600억 투자
SK는 베트남 1위 유통기업 빈커머스 지분 16.3%를 4억1000만달러(약 46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6일 발표했다. 빈커머스는 베트남에서 빈마트(대형마트), 빈마트플러스(편의점) 등 2300여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의 대형마트 및 편의점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한다.

베트남 최대 식음료(F&B) 기업인 마산그룹은 2019년 말 빈그룹으로부터 빈커머스 지분 83.7%를 인수했다. 이후 2019년 11억달러 수준이던 빈커머스 매출은 지난해 14억달러로 약 30% 늘었고, 올해는 18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의 빈커머스 지분 인수는 마산그룹과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에 따른 것이다. SK는 2018년 10월 마산그룹 지분 9.5%를 취득한 뒤 투자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파트너십에 따라 2019년 마산그룹이 빈커머스 지분을 인수할 때와 같은 조건으로 투자를 했다.

베트남 유통시장에선 그동안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했다. 롯데는 베트남에서 14곳의 마트를 운영 중이다. 편의점 GS25는 현지 기업과 합작 형태로 2018년 베트남에 진출해 3년 만에 매장 수 100개를 넘겼다. 이마트도 베트남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SK는 동남아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2018년 8월 싱가포르에 SK동남아투자법인을 세웠다. 이 법인이 처음 투자한 곳이 마산그룹이다. 이후 2019년 5월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베트남 최대 회사 빈그룹 지분 6.1%를 10억달러에 인수했다. 작년에는 베트남 최대 의약품 생산 제약사 이멕스팜 지분 24.9%를 취득했다. SK는 마산그룹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해 베트남 내 온·오프라인 유통, 물류, 전자결제 등 주요 전략적 관심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박원철 SK동남아투자법인 대표는 이날 화상으로 열린 계약식에서 “마산그룹은 SK의 베트남 사업 확장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성공 사례를 창출해나가기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쯔엉콩탕 빈커머스 최고경영자(CEO)는 “SK 지분 투자를 계기로 베트남 시장에서 빈커머스가 크게 도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