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이 국내 2위 전선업체 대한전선을 인수한다. 29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 최대주주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대한전선 경영권을 포함한 보유 지분 전체를 매각하기로 하고 호반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주 진행된 본입찰에서 호반그룹은 글로벌세아와 막판까지 경쟁을 벌인 결과 가격과 향후 성장 방안 등 비가격적 요소에서 우위를 보여 대한전선 인수전의 승자가 됐다. IMM PE가 보유한 지분 40%에 대한 거래가는 2518억원이다. 하나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14.03%는 이번 거래에서 제외됐다. 향후 채권단이 동반매도권을 행사하면 전체 거래 금액은 약 4000억원에 달하게 된다.

호반그룹의 대한전선 인수는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M&A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대한전선은 초고압 케이블 부문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사업자다. 대한전선의 500kV급 이상 전력케이블 시스템 설계·제조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미주는 물론 불모지로 불렸던 유럽에서도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9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대한전선이 기술력을 보유한 해저케이블 수주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대표적 분야다. 글로벌 각국의 ‘그린 뉴딜’ 정책과 맞물려 해상풍력발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23억달러(약 2조6000억원)였지만 2025년에는 45억달러(약 5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해저케이블 기술은 대한전선, LS전선 등 국내외 일부 업체만 보유하고 있다. 호반그룹이 전폭적으로 투자할 경우 대한전선은 글로벌 업체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MM PE는 대한전선 인수 5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IMM PE는 2015년 경영난을 겪고 있던 대한전선 지분 71.51%를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