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들이 주주총회에서 잇따라 배당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으로 배당이 줄어든 만큼 중간 배당 등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6일 주총에서 중간 배당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금융주를 안정적인 배당주로 기대하는 주주들이 늘어나는 게 현실”이라며 “이미 정관에 중간·분기 배당이 허용돼 있는 만큼 이 부분(중간 배당)도 여러 상황을 봐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배당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는 게 일관적인 생각으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목표에) 접근하겠다는 노력엔 변함이 없다”며 “경제 상황과 금융당국과의 교감을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지혜를 발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지주도 이날 주총에서 배당 확대를 위한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결의했다. 배당 재원을 늘리기 위해 4조원을 이익 잉여금으로 이입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는 실적 개선과 더불어 다양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주총에서는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재무총괄 전무(CFO)가 “중간 배당과 기말 배당을 포함해 주주 가치가 지속적으로 증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나금융은 또 김정태 회장의 1년 연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한금융지주도 전날 주총에서 분기 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바꿨다. 기존에도 중간 배당 규정이 있었지만 이번에 최대 연 4회까지 가능하도록 횟수를 늘렸다. 자사주 매입 등도 적극 고려하기로 했다.

4대 금융지주가 일제히 배당 확대를 화두로 던진 것은 은행주 저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초저금리로 인해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든 데다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 때문에 배당 매력도 떨어졌다. 당국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라며 배당성향을 20% 이하로 낮출 것을 권고했다.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를 통과한 신한금융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 기준에 맞춰 배당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