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업체들이 전례 없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다. 주요 대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미래 전략을 새로 짜거나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컨설팅업계에선 “2000년대 초 닷컴열풍 이후 20년 만의 최대 호황”이란 반응이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컨설팅업체에 비대면 소비와 디지털 전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한 전략 로드맵 수립을 요청하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컨설팅 예산이 30%가량 늘었다”며 “디지털 전환 및 포스트 코로나 전략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부터 ESG와 디지털 전환 관련 컨설팅을 받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베인앤드컴퍼니, 맥킨지앤드컴퍼니 등 ‘빅3’ 업체는 쏟아지는 기업의 컨설팅 요청을 처리하기 위해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맥킨지한국사무소는 100명 선이던 컨설턴트를 최근 150명 이상으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킨지, BCG와 베인앤드컴퍼니는 각각 200명 안팎인 직원을 더 늘릴 계획이다. 한 컨설팅업계 고위 관계자는 “빅3 모두 매출과 수주 건수가 3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한 컨설팅업체는 “올 1분기가 끝나기 전에 연간 목표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컨설턴트를 최고경영자(CEO)나 임원으로 스카우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형마트 분야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강희석 이마트 사장은 베인앤드컴퍼니,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BCG 출신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구조 개편과 공급망 관리, 유통채널 다변화, 인력 아웃소싱 등 기업 경영의 전 부문에서 컨설팅업체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이수빈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