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중견·중소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문구·가구·제지 등 전통적 사업을 하던 기업들도 적극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구업체인 모나미는 이달 초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내고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영역 확대를 예고했다. 변경안에 따르면 모나미는 화장품 제조 및 판매, 화장품 및 화장용품 도소매업, 학원운영업 등을 정관에 추가할 계획이다. 모나미는 이미 경기 군포시 당정동에 화장품 생산자개발생산(ODM),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생산공장도 준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 문서의 발달과 학령인구 감소에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학생 등교까지 차질을 겪자, 문구 사업 이외의 새로운 돌파구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모나미는 매출 1227억원, 영업이익 4000만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3.2%, 98.1% 감소했다. 학원 사업의 경우 교육사업 브랜드 ‘모나르떼’를 통해 온·오프라인 수업 진출을 계획 중이다.

사무용 가구업체 퍼시스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소독·방제 서비스업, 위생관리용역업, 통신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퍼시스 계열사인 의자업체 시디즈도 같은 날 위생관리용역업과 소독·방제서비스업을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가구업계에선 경쟁 가구업체들의 신사업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7월 문을 연 까사미아의 온라인 플랫폼 ‘굳닷컴’은 지난 연말까지 약 6개월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3% 늘어났다. 한샘 등은 가구, 부엌, 욕실 등을 관리하는 홈케어 서비스에 소독·방제 등 서비스를 하고 있다.

물류기업인 국보는 지난 9일 임시주주 총회에서 의료기기 제조 및 판매업, 2차전지 배터리 셀 모듈 제조 등 산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국보 관계자는 “컨테이너 운송 수익성이 악화돼 돌파구를 찾고 있다”며 “작년부터 마스크 제조 사업에도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제지업체인 한솔제지는 최근 정관 변경안에 화장용품 등 화학제품 제조를 추가했다. 한솔 측은 “목재 펄프의 부산물인 나노셀룰로오스를 화장품 원료 소재 등으로 사용할 수 있어, 신소재 개발을 하기 위해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