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중견·중소기업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바뀐 사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문구·가구·제지 등 전통적 사업을 하던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최대 제지업체인 한솔제지는 오는 2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정관 변경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화장용품 등 화학제품 제조를 사업 목적에 추가하기 위해서다. 한솔 관계자는 “목재 펄프의 부산물인 나노셀룰로오스를 화장품 원료 소재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신소재 개발을 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문구업체 모나미도 25일 주주총회에서 화장품 제조 및 판매, 화장품 및 화장용품 도소매업, 학원운영업 등을 정관에 추가할 계획이다.

모나미는 이미 경기 군포시 당정동에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도 준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문서의 발달과 학령인구 감소에 코로나 사태로 학생 등교까지 차질을 빚자 문구 사업 이외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모나미는 지난해 매출 1227억원, 영업이익 4000만원을 거뒀다. 전년에 비해 각각 3.2%, 98.1% 감소했다. 학원 사업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교육사업 브랜드 ‘모나르떼’를 통해 최근 온라인 강의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오프라인 학원 진출도 계획 중이다.

사무용 가구업체 퍼시스는 26일 주주총회에 소독·방제 서비스업, 위생관리용역업, 통신판매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퍼시스 계열사인 의자업체 시디즈도 같은 날 개최하는 주주총회에 위생관리용역업과 소독·방제서비스업을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가구업계에선 경쟁 가구업체의 신사업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7월 문을 연 까사미아의 온라인 플랫폼 ‘굳닷컴’은 지난 연말까지 약 6개월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3% 늘어났다. 한샘 등은 가구, 부엌, 욕실 등을 관리하는 홈케어 서비스를 통해 소독·방제 작업을 제공하고 있다.

물류기업인 국보는 지난 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료기기 제조 및 판매업, 2차전지 배터리 셀 모듈 제조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국보 관계자는 “컨테이너 운송 수익성이 악화돼 돌파구를 찾고 있다”며 “작년엔 마스크 제조 사업에도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