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왼쪽)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조현범 대표이사(오른쪽) 체제로 책임경영에 힘을 싣겠다는 입장이다. 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왼쪽)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조현범 대표이사(오른쪽) 체제로 책임경영에 힘을 싣겠다는 입장이다. 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현식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가 한국타이어가(家)의 경영권 분쟁 논란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외견적으로는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식 대표는 지난 5일 이사회에 제출한 주주서한을 24일 공개하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불거진 핵심 경영진 및 대주주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회사의 명성에 누가 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논란의 고리를 근본적으로 끊어내고자 사임 의사를 밝힌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현범)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책임경영에 더욱 힘을 싣겠다"며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한국앤컴퍼니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절차를 마무리하는대로 사임하겠다고 했다. 이 교수 추천에 대해서는 "회사의 미래지향적인 거버넌스 초석을 다지고자 대표이사직을 걸고 드리는 진심 어린 제안"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아버지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조현범 대표에게 모두 매각하며 차남 승계를 확정하자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당초 19.31%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조현범 대표는 조양래 회장의 지분을 받으며 42.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조희경 이사장이 심판을 청구하자 조현식 대표도 아버지의 성년후견심판 절차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차남 승계에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됐다.

조현식 대표는 이번 주주서한을 통해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히며 "경영권 분쟁 논란이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현식 대표의 사임 발표로 경영권 분쟁은 외견적으로 조현범 대표의 '승리'로 일단락된 것처럼 보인다. 다만 조 대표가 부회장과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한 만큼 불씨는 남아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심판 절차는 계속될 전망이다. 조현식 대표가 조희경 이사장과는 별도로 이번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 본사와 조희경 이사장 측은 기사를 통해 조현식 대표의 사임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한상 교수는 기업 거버넌스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한상 교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건을 포함한 한국앤컴퍼니의 주총 안건에 대한 최종 결정은 오는 25일로 예정됐다. 주주총회는 3월 말 열린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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