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전자? 경쟁사 TSMC, 사상 최대 실적에 주가 더 올랐다

TSMC는 지난해 4분기 3615억대만달러(약 14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14%와 1.4% 각각 증가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한 1427억7000만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률은 54%에 달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증권업계에선 '어닝 서프라이즈(컨센서스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TSMC가 주요 고객인 화웨이를 잃은 터라 부진한 4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게 당초 예상이었다. 미국의 제재로 TSMC는 지난해 9월15일 화웨이와 거래를 완전히 끊었다.
TSMC가 화웨이 없이도 견고한 실적을 거둔 데는 화웨이의 공백을 메우려는 중국 제조사들의 주문이 몰렸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업체들이 스마트폰 출하량을 늘리기 위해 TSMC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부품 주문을 경쟁적으로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애플, 퀄컴, 미디어텍 등 스마트폰 반도체 주문도 대부분 TSMC에서 계속 제작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세 공정' 매출 비중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TSMC의 이 기간 전체 매출 중 5㎚(나노미터) 공정 제품 매출 비중은 20%로 전 분기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전체로도 5나노 매출 비중은 8%에 달했다. TSMC는 올해 차세대 초미세 공정인 3나노 제품을 시험 생산하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 발표로 TSMC 주가는 급등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TSMC의 ADR(미국주식예탁증서)는 14일(현지시간) 6.06%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TSMC 주가는 장중 최고 13%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지난해 TSMC의 ADR은 상승률은 92%에 달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내며 주가상승률이 82%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TSMC가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TSMC는 4분기 실적 발표 직후 가진 전화회의(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자본지출을 최소 250억달러(약 27조4850억원), 최대 280억달러로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TSMC는 투자액의 80%를 3나노 공정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3나노 제품을 시험 생산하고 내년 하반기에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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