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 위치한 대륙제관 공장에서 휴대용 부탄가스가 생산되고 있다.  /대륙제관 제공
충남 아산에 위치한 대륙제관 공장에서 휴대용 부탄가스가 생산되고 있다. /대륙제관 제공
부탄가스 제조업체 대륙제관은 지난해 말 생산능력을 확충했다. 폭발 방지 기능을 적용한 제품 생산능력을 분당 300개에서 600개로 100% 늘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맥스 부탄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안 터지는 부탄가스”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부탄가스 시장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시장이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매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0% 이상 성장하면서 전체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시장 규모 약 7억개

한국은 부탄가스 강국이다. 대륙제관과 태양 등 국내 기업 두 곳이 세계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한다. 오제이씨와 화산까지 합치면 점유율은 90% 정도로 더 높아진다.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부탄가스 10개 중 9개가 한국 제품이다.

한국이 부탄가스 최대 소비국인 영향이 크다. 세계 시장 규모가 연간 약 7억 개(지난해 기준)인 가운데 국내 판매량이 2억 개를 넘는다. 일본이 약 1억2000만 개로 2위다. 이어 중국이 소비를 빠르게 늘리면서 3위까지 올라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탄가스 원조는 일본이지만 1990년대 이후 한국이 생산과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연간 2억~2억1000만 개로 1990년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비해 세계 시장은 최근 10년간 5억 개에서 7억 개로 늘어났다. 여기엔 한류 영향이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철순 한국제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한류가 확산하면서 자연스레 한국 식문화인 K푸드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끓여 먹는 음식 문화가 휴대용이라는 사용 편의성과 맞물리면서 부탄가스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해외 동포는 물론 외국인들도 부탄가스 사용을 꾸준히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폭발 방지 신기술 경쟁

국내에서 생산한 부탄가스는 세계 약 70개 국에 수출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부탄가스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얘기다.

국내와 해외 할 것 없이 최근 잘 팔리는 제품은 폭발 방지 기능을 적용한 부탄가스다. 일반 부탄가스는 용기 안에 고압 가스가 담겨 있고 여기에 열이 가해지면 안에서 팽창하면서 폭발할 위험이 있다. 대륙제관은 내부 압력 상승으로 폭발 위험이 생기면 용기 상단의 안전링이 열리면서 폭발을 막아주는 맥스 부탄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한 폭발 방지용 CRV(countersink release vent)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썬연료’ 브랜드를 생산하는 태양은 용기 상단 구멍을 통해 가스를 배출해 폭발을 방지하는 RVR(rim vent release)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앞세우고 있다. 화산은 용기 내부 압력이 상승할 때 스프링의 힘에 의해 밸브가 열려 가스를 방출하는 스프링 안전장치 기술을 접목했다. 오제이씨는 1차적으로 밸브로 가스를 차단한 뒤 2차적으로 RVR 장치가 작동하는 2중 안전장치를 채택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