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는 지난해 극적인 한 해를 보냈다. 상반기까지 조선업계의 분위기는 암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선박 발주량은 사상 최저치로 급감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적었다.

[희망 2021 주력산업 전망] 대형 컨船 속속 발주…상반기도 '수주 랠리'
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작년 11월 이후 몰아치기 수주로 반전에 성공했다.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선뿐 아니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수주 목표 달성률은 각각 91%, 75%, 65%로 집계됐다. 전년 82%, 82%, 91%와 비교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에도 수주 랠리가 계속될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9500만DWT(재화중량톤수)로 작년 6000만DWT보다 5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1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해운 호황으로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속속 재개되고 있다. 중소형 컨테이너선 시장은 사실상 중국이 독점하고 있지만 글로벌 해운사들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위주로 발주를 늘리고 있어 한국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전 세계에서 대형 컨테이너선 약 100척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부터 강화된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로 국내 업체가 강점을 갖고 있는 LNG 추진 엔진을 탑재한 선박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반가운 소식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