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입구에 상가 세입자들이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명동 입구에 상가 세입자들이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자 기업의 체감경기가 석달 만에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12월 전체 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5로 한 달 전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BSI는 기업의 경기 인식을 조사한 지표로 100을 밑돌면 부정적이라고 답한 기업이 긍정적이라고 본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전 산업 BSI는 지난 9월 64에서 10월 74, 11월 78로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달에는 재차 내려갔다.

이번 조사는 이달 14~21일에 2808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코로나19가 지난달 중순 들어 확산되자 이달 8일 사회적 거리두기도 2.5단계로 격상됐다. 그만큼 기업 체감경기도 위축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 BSI가 3포인트 내린 82, 서비스업을 비롯한 비제조업 업황 BSI는 5포인트 하락한 68로 조사됐다. 제조업 가운데 자동차(79), 전기장비(80) 업황이 각각 16포인트, 11포인트 떨어지는 등 체감경기의 위축세가 뚜렷했다.

비제조업 가운데서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가 몰린 도소매업 업황이 15포인트 떨어진 61로 집계됐다. 최근 주택건설 수주가 줄면서 건설업도 4포인트 하락한 70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난방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전기·가스·증기업은 업황 BSI는 7포인트 오른 74를 기록했다.

다음달 업황을 내다본 전 산업 전망 BSI는 70으로 전달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77)이 4포인트, 비제조업(64)이 8포인트 급락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12월에 82.5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6.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한편 한은은 BSI가 통계가 작성된 2003년 후 긍정적·부정적 신호를 가늠할 기준선(100) 위를 단 한 번도 넘지 못했다는 본지 보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본지 12월 28일자 A15면 참조

박양수 한은 통계국장은 "한은 BSI는 업황 수준을 묻는 것인 만큼 업황 변화를 묻는 미국 제조업 PMI 등과는 성격이 다르다"면서도 "BSI가 PMI 만큼의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SI 지수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