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유지지원금 제도의 사각지대였던 파견·용역업체도 내년 1월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근로자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 역시 무급휴직에 따른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내년부터 파견·용역업체도 고용유지지원금 받는다
정부는 22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 시행령은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경영난에도 고용 조정을 하지 않고 휴업·휴직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면 정부가 인건비의 일부를 보전해주는 제도다. 유급휴업·휴직의 경우 사업장 규모에 따라 사업주가 지급한 휴업수당의 최대 90%까지, 무급휴직·휴업에 대해선 근로자 평균임금의 최대 50%를 지원한다.

올해 고용유지지원금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지급액이 급증했다.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지급액은 2조1000억원 규모다. 7만1000여 개 사업장 근로자 76만 명가량이 혜택을 받았다.

개정 시행령에 따르면 파견·용역업체에 대한 지원 요건이 대폭 완화된다. 파견·용역업체는 지금도 지원대상이지만, 소속 근로자가 여러 사업장에 분산돼 있는 사업 특성상 전체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20% 이상 줄여야 하는 지원 요건을 맞추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정부는 파견·용역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 소속 근로자에 대해 유급휴직·휴업을 할 경우 파견·용역업체는 기존의 지원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해당 근로자를 대상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원금 수령 후 1개월간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조건도 해당 근로자에 대해서만 적용하기로 했다.

상시 근로자 10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은 무급휴직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기존 시행령은 근로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무급휴직의 남용을 막기 위해 영세 사업장에는 지원하지 않았다. 개정 시행령에 따라 10인 미만 사업장도 유급휴직에 따른 고용유지지원금을 180일 이상 받았다면 무급휴직 지원금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밖에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사업장 매출이 전년 동월, 전년 월평균, 직전 3개월 월평균보다 15% 이상 감소한 사실이 입증돼야 하는데 개정 시행령은 비교대상 기간을 올해가 아닌 2019년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전년 매출과의 비교 요건으로 지원을 못 받는 경우를 대비한 조치다.

내년 일자리안정자금은 근로자 1인당 월 9만원에서 5만원으로 지원액이 줄어든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역대 최저 수준인 1.5%로 결정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은 1인당 월 7만원이 지원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일자리안정자금 부정수급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신고포상금제를 신설했다. 포상금은 반환 명령 금액의 30%로, 100만원 한도 내에서 지급된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