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주는 월급' 주택연금…집값 높을 때 들어야 더 받아요
은퇴를 金퇴로…내달 바뀌는 주택연금 활용법
공시가 9억으로 대상 확대
가입 나이·집값따라 수령액 차이 커
1주택자 5억까진 재산세 25% 깎아줘
누가 어떤 집으로 신청할 수 있나
주택연금은 자기 소유 집을 국가에 담보로 맡기고 매달 연금을 받는 제도다. 살던 집에 계속 살면서 부부가 모두 숨질 때까지 추가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주택연금을 신청하려면 부부 중 한 명이 만 55세 이상이고, 집값이 9억원 이하여야 한다. 담보로 맡길 수 있는 집은 주택법상 주택과 노인복지법상 노인복지주택이다. 다주택자여도 합산 가격이 9억원 이하면 가입할 수 있다. 합산 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는 2주택자는 “3년 내 한 채를 처분하겠다”고 약속하면 받아준다. 시가는 9억원을 넘고 공시가격은 9억원을 넘지 않는 집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할 경우 지급액은 시가 9억원 기준으로 책정한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가입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주택연금 수령액을 높이는 방법이다. 집값이 똑같아도 가입 연령이 높을수록 월 수령액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우선 시가 3억원짜리 주택을 예로 들어보자. 55세에 신청하면 평생 매월 46만원을 받을 수 있고 60세는 62만원, 70세는 92만원, 80세는 146만원이다. 시가 9억원 주택의 경우 55세에 신청하면 138만원을 다달이 받을 수 있고 60세는 187만원, 70세는 272만원, 80세는 327만원이다.연금 당겨 받아 주담대 상환할 수도
지급 방식은 여러 가지인데 가입자 대부분이 ‘종신방식’(86.7%)과 ‘정액형’(70.9%)의 조합을 선호한다. 사망하기 전까지 평생, 매달 똑같은 돈을 받는 방식이다. 다만 개인별 사정에 따라 연금 일부를 주택담보대출 상환용으로 당겨 쓰는 ‘대출상환방식’, 일정 기간만 연금을 받는 ‘확정기간방식’, 초기 10년은 수령액이 많고 이후 줄어드는 ‘전후후박형’ 등도 선택할 수 있다. 부부 중 한 명이 기초연금 수급자이고, 집은 1억5000만원 미만의 1주택이라면 ‘우대형 주택연금’을 고려해볼 만하다. 일반적인 주택연금보다 돈이 최대 20% 더 나온다. 정부는 내년 6월께 ‘신탁방식’의 주택연금도 도입할 계획이다. 신탁방식을 활용하면 가입자가 숨졌을 때 배우자가 연금수급권을 자동으로 이어받도록 할 수 있다. 지금은 가입자 사망 시 주택 상속자 모두가 동의해야만 승계가 가능하다.주택연금 가입, 매년 1만 명씩 늘어
주택연금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7년 7월. 초반에는 ‘집은 자식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선입견 탓에 인기가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요즘은 해마다 1만 명꼴로 이용자가 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주택연금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72세, 평균 주택 가격은 3억원, 평균 월 수령액은 102만원이다.주택연금의 상품 구조는 여러 측면에서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짜여졌다. 우선 주택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기초연금 수급 대상 선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가입하고 나서 후회된다면 중도 해지도 가능하다. 그동안 받은 연금과 보증료 등을 모두 갚으면 된다. 3년 동안 재가입이 막히는 정도를 제외하면 딱히 불이익이 없다.
잘 알려지지 않은 주택연금의 또 다른 장점은 세제 혜택이다. 주택연금을 받는 1가구 1주택자는 공시가 5억원 이하분까지 재산세를 25% 깎아준다. 금융 전문가들은 노후 현금 흐름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주택연금이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혜령 하나금융 100년행복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주택연금을 노후 생활비에 보태면 퇴직에 대비해 모아둬야 하는 금융자산도 작아져 은퇴 준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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