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경북 포항에 양극재 공장을 설립한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다. 배터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 이상이다. 포항 공장 설립으로 삼성SDI의 중장기 양극재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SDI는 18일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서 에코프로비엠과 삼성SDI의 합작법인인 에코프로이엠의 신공장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에코프로이엠은 삼성SDI가 40%, 에코프로비엠이 60%의 지분을 보유한 양극재 제조업체다.

에코프로이엠은 1800억원을 투자해 연 3만1000t의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전기차 35만 대에 들어갈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양산 시점은 2022년 1분기다. 삼성SDI는 이 공장에서 생산된 양극재 전량을 사들일 예정이다.

현재 삼성SDI는 자회사 에스티엠을 통해 양극재를 공급받고 있다. 제조 전문성 강화를 위해 보유 중이던 양극재 생산라인을 지난해 자회사 에스티엠에 양도했다.

올 2월엔 양극제 전문업체 에코프로비엠과 손잡고 새로운 양극제 제조업체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얼마나 빠르게 늘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양극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양극재 공급망을 둘로 나눠 ‘투트랙’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상당한 수준의 양극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니켈 함량이 88% 이상인 하이니켈 양극재를 활용한다. 니켈을 많이 쓰면 배터리 용량이 커지고 가격은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배터리의 구조가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 삼성SDI는 알루미늄 소재를 활용한 독자적인 설계 기술을 동원해 배터리 안정성을 확보했다.

삼성SDI의 1~3분기 연구개발(R&D) 예산은 6197억원이었다. 올해 전체로는 8000억원을 넘어 연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소재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면서 R&D 예산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