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이 2880억원에 달하며 지난해 연간 순이익 2803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올 상반기 매출(5조6942억원)과 영업이익(2111억원)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 10%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하나금융투자는 2016년 이진국 사장 취임 후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매년 실적 개선에 성공할 뿐 아니라 몸집 불리기에도 힘써 숙원 사업이었던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 채비도 모두 갖췄다. 이 사장 취임 직후만 해도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 규모는 1조원대에 그쳤다. 하지만 2018년 1조2000억원을 유상증자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도 5000억원을 추가해 자기자본 규모가 4조원을 훌쩍 넘겼다. 하나금융투자는 IB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대형 증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시에 하나금융그룹 내 비은행 부문 수익 증대를 이끌고 있다. 자기자본 5조원·순이익 5000억원 목표하나금융투자는 2022년까지 자기자본 5조원에 순이익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비전 2255’를 중장기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글로벌 영토 확장, 리테일 구조 개선, IB 강화 등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IB부문은 코로나19로 해외 실사가 어려워지자 국내 딜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국내외로 빅딜을 확보한 결과 상반기에만 18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다. 신재생에너지, 항공기 등 새로운 투자 분야를 개척해 국내 대체투자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또 미국 유럽 등의 하나금융그룹 현지 거점을 활용해 에너지, 인프라, 사회간접자본(SOC) 등 검증된 우량 개발사업에도 접근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IB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키우고 우수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자산관리(WM) 부문에서도 올 들어 개인의 직접투자 비중이 높아지는 등 주식시장이 호황을 보이자 다양한 상품을 내놨다. 지난 3월에는 ‘고배당금융테크랩’을 출시해 누적 판매액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인기 종목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안정적인 고배당이 강점인 3대 금융지주에 분산 투자해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하반기에는 이를 업그레이드한 ‘고배당액티브금융테크랩’을 비롯해 저위험 안정추구형 랩 서비스인 ‘하나 믿을수(秀)랩’ 등을 선보이며 시장 흐름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리서치센터도 하나금융투자의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경제신문사 자매지 한경비즈니스가 국내 연기금·자산운용사·은행·보험사 등의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거쳐 선정한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에서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모두 1위를 차지했다.IB와 함께 성장의 큰 축인 S&T (Sales&Trading) 부문도 시장 충격에서 벗어나 수익 안정성을 회복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개선을 이룰 전망이다. ‘한국판 뉴딜’ 적극 지원최근에는 그룹 차원에서 정부의 ‘한국판 뉴딜’ 사업에 발맞춰 향후 5년간 60조원의 투자와 금융지원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IB부문에서도 뉴딜 관련 신재생에너지, 빅데이터 등 부문에서 대규모 딜을 추진 중이다.신재생에너지·액화수소사업에 투자하는 그린에너지 펀드 조성을 비롯해 도로, 항만 등 인프라 자산 투자와 금융 주선 등에도 나서고 있다. 디지털 뉴딜 차원에서는 디지털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혁신 스타트업 투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선도를 위한 디지털 인프라 투자, 연구개발(R&D) 등에도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한국판 뉴딜 관련 산업과 기업에 투자하는 ‘하나뉴딜금융테크랩V3’도 출시했다. 한국판 뉴딜 정책과 관련성이 높은 국내 주식과 우량 금융주,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기술주 및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코로나19로 바뀐 시장 트렌드와 뉴딜 정책 등이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비대면 시대…디지털 소통 강화코로나19로 훌쩍 다가온 비대면(언택트) 시대를 맞아 하나금융투자도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은행, 증권, 카드, 손보 등 모든 관계사의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경험할 수 있는 ‘하나원큐앱’을 출시했다. 디지털 마케팅 강화, 인공지능형 맞춤서비스 제공, 플랫폼 기반 구축 등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 제공을 비롯해 AI를 기반으로 한 펀드 자산배분서비스, 해외주식 적립식 주문 시스템, 웹 기반 해외파생 트레이딩 플랫폼(트레이딩 뷰)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도 내놨다. 카카오뱅크, 인베스팅닷컴 등 외부 플랫폼 업체와도 적극적으로 제휴하고 있다.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하나TV’도 투자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일 아침 사내 리서치센터 회의를 생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이슈나 눈길을 끄는 리포트는 섹터 애널리스트가 직접 출연해 분석해준다.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하나금융투자는 코로나19로 대체투자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투자은행(IB) 명가로서의 지위를 다지고 있다. 올해도 IB부문은 국내외에서 빅딜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IB부문의 누적 영업이익은 317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9% 늘어난 수준이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 속도라면 연간 실적도 최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호실적의 비결은 발빠른 사업 재편이다.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출장이 차단됐지만, 국내를 위주로 IB 투자전략을 재편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다. 동시에 해외에서 물류, 주상복합 등 선진국 중심으로 빅딜을 성사시키며 실적에 힘을 보탰다. 해외 출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현지 채널, 화상회의, 드론, 액션캠 등을 통해 현지 실사를 면밀히 진행했고, 그 결과 수천억원대의 굵직한 거래를 따낼 수 있었다.지난 7월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바이오매스 발전소 2개소에 대한 1200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 투자가 대표적이다. 이 투자건은 총 규모가 6000억원인데, 하나금융투자가 국내 투자자로 유일하게 참여했다. 이 딜은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선순위 대출에 투자하는 것이어서 하나금융투자의 저력을 널리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상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선순위 대출에 투자할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새로운 대체투자 시장을 개척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7월 하나금융투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성장하는 데이터센터에 투자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밴티지(Vantage)가 운영하는 12개 데이터센터에 대해 10%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전체 지분가치는 1조9000억원, 하나금융투자의 투자금액은 1900억원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보잉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장기 임차하고 있어 데이터센터 투자건 중에서도 ‘톱티어’로 분류된다.국내 사업들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하나금융투자는 하나금융그룹과 한앤컴퍼니가 에이치라인해운에 공동투자를 위해 설립하는 사모펀드(PEF)에 공동업무집행사원(Co-GP)으로 참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조달 규모는 1조8000억원 수준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포스코, 한국전력공사 등 국내 대형 화주와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1869억원을 기록했다.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그룹콜라보’로 참여하는 대전 역세권 재정비촉진지구 복합개발(복합2구역)이 대표적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이 사업의 PF, 중도금 대출, 담보대출에 대한 금융주관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 민간투자 개발사업은 총 규모가 9000억원에 이른다. 공동주택 1050가구, 판매시설 약 5만㎡, 관광호텔(4성급) 250실, 오피스 약 4만6000㎡, 컨벤션 및 뮤지엄 2만㎡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이처럼 하나금융투자가 IB 명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은 우수 인력 육성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016년 이진국 사장이 취임하면서 매년 조직개편을 통해 IB부문을 강화했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 부문의 ‘맨파워’를 적극적으로 보강했다. 수년에 걸쳐 해외 대체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그 결실이 올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IB부문(그룹)은 1그룹과 2그룹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1그룹은 은행과 협업을 더욱 강화하고, 2그룹은 투자금융 및 대체투자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하반기에도 하나금융투자는 시장 상황에 부합하는 물류센터, 기업 자산매각, 우량 개발사업 관련 딜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사회간접자본(SOC) 등 검증된 딜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기업공개(IPO), 인수금융, 기업신용공여 등 종합기업금융을 확대해 초대형 IB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하나금융투자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원동력은 IB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자산관리(WM)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견조한 성장세도 WM 부문이 이끌고 있다. 끊임없이 고객 맞춤형 상품을 내놓으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다. 코로나19 이후 관심이 높아진 해외주식 관련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WM 부문 1위 증권사로 올라서겠다는 목표에 한층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다. WM부문 이익 43% 증가하나금융투자는 WM 부문에서 올해 1~3분기 영업이익 2359억원을 거뒀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 늘어난 수치다. 특히 증권수수료 수익이 두 배 이상 늘며 실적 개선세에 힘을 보탰다. 코로나19로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자 각종 맞춤형 편의서비스를 내놓은 결과다.대표적인 하나금융투자 맞춤형 상품은 ‘고배당금융테크랩’이다. 지난 3월에 선보인 이 상품은 누적 1000억원 이상 팔렸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안정적 고배당주인 3대 금융지주에 분산 투자하는 구조다. 하반기에는 이를 업그레이드한 ‘고배당액티브금융테크랩’과 저위험 안정추구형 랩 서비스인 ‘하나 믿을수(秀)랩’ 등을 출시하는 등 시장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하나금융투자는 비대면(언택트) 시대에 맞춰 디지털 특화 전략을 세운 것도 주효했다. 디지털 역량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작년 9월에 내놓은 ‘하나원큐주식’은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고객들이 편리하게 주식 매매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출시했다.올해 4월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종목 추천 서비스인 ‘빅데이터픽’을 내놓아 관심을 끌었다. 수익률을 기준으로 종목을 추천해줬던 기존 방식과 달리 AI가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이 기존에 투자한 종목과 매매 유형, 투자 성과 등을 분석한 뒤 종목을 제시한다. 투자 고수들의 인기 매수 종목도 보여주고 있어 주식 투자를 처음 하는 사람들도 쉽게 투자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게 특징이다.지난 6월에는 ‘원픽 서비스’도 내놨다. 투자자들이 신용으로 매수한 종목들을 실시간으로 분석, 고객들이 주식투자에 참고할 수 있게끔 정보화해 종목을 추천한다. 전일 시장과 오전장에서 신용대출 거래가 가장 많은 종목을 3개씩 제시해준 뒤 당일 장마감 후에는 전일 추천된 6개 종목의 수익률을 보여준다. 7월에는 휴대전화 번호만 알아도 주식을 선물할 수 있는 ‘주식선물하기 서비스’를 내놨다.하나금융투자는 AI를 활용한 초(超)개인화 맞춤 서비스 제공, 디지털 마케팅 강화, 빅테크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기반 자산관리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 부문 인력도 확충하고 있다. 해외주식, 해외파생 등 각 분야 우수인력을 적극 영입하고 이에 맞는 디지털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남다른 리서치센터 역량하나금융투자는 리서치센터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증권사에서 리서치센터가 ‘비용부서’로 인식되면서 일부 증권사들이 리서치센터 조직을 축소 개편하는 것과 다른 방향이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2016년 대표직에 취임한 초기부터 “하나금융그룹 전체 고객을 위한 리서치 역량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리테일·기관 영업, 은행의 프라이빗 뱅커(PB) 영업 지원, 금융투자상품 자문 등 폭넓은 영역에서 리서치 역량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하나금융투자는 한경비즈니스가 주관한 ‘2020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에서 대상을 받았다. 2019년 하반기에 이어 2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된 연구원들의 나이가 30대 초반부터 50대까지 다양했던 것이 관심을 받았는데, 시니어 애널리스트가 주니어 애널리스트를 체계적으로 지도하는 ‘도제식 교육과정’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최근에는 투자자가 쉽게 금융을 접할 수 있도록 유튜브를 통해 투자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공식 유튜브 채널인 ‘하나TV’는 구독자 수만 7만5000명에 달한다. 국내외 종목 분석, 실시간 비대면 투자설명회, 상품소개 등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강민선 하나금융투자 WM총괄본부장은 “고객이 믿고 가입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발굴하고 해외주식 맞춤 컨설팅 서비스, 해외 파생상품 라인업 확대 등 더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자산관리 명가’라는 지위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