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이 현 정부의 혁신성장 성과가 미흡해 2018~2019년 경제성장률과 투자가 모두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제2회 스마트공장구축 및 생산자동화전에 전시된 자동화 설비들. 사진=뉴스1
한경연이 현 정부의 혁신성장 성과가 미흡해 2018~2019년 경제성장률과 투자가 모두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제2회 스마트공장구축 및 생산자동화전에 전시된 자동화 설비들. 사진=뉴스1
한국경제연구원은 현 정부의 '한국판 뉴딜'이 재정투자의 경제성 확보와 민간 투자 활력 제고가 담보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2일 '성장 없는 산업정책과 향후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현 정부의 혁신성장 성과가 미흡해 2018~2019년 경제성장률과 투자가 모두 부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 실질 기준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8년 -2.3%, 2019년 -7.5%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투자증가율이 기저효과가 큰 변수임을 고려할 때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2017년까지 설비투자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경우는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두 차례뿐이었다.

세계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2년 연속 투자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국가는 140개국 중 10개국에 불과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한국과 아이슬란드, 터키 뿐이었다.

보고서는 설비투자 증가율 감소폭이 혁신성장과 밀접한 산업인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전기장비, 기계 및 장비 분야에서 도드라진 것에 주목했다..

2018년 전체산업 설비투자 증가율이 -2.3%일 때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10.2%, 전기장비 제조업은 -6.7%를 기록했다. 전체산업 설비투자 증가율이 -7.5%였던 2019년에도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20.0%, 전기장비 제조업은 -10.9%로 더 낮았다.

보고서는 혁신성장이 생산성 향상을 주요 목표로 삼았지만 기업 자본생산성 지표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기업 자본생산성 지표인 총자본투자효율은 2017년 18.8%에서 2019년 16.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효율(61.0%→54.8%), 기계투자효율(269.8%→249.0%)도 감소했다.

기업실적 지표의 경우 매출액증가율은 9.2%에서 0.4%로,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1%에서 4.2%로 2년 연속 감소했다.

보고서는 혁신성장의 성과 부진 이유로 정부 핵심 경제정책 간의 부조화를 꼽았다.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가 혁신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의미다.

또 의원입법 규제영향 평가제 도입, 규제 비용감축 목표제 도입 등 규제개혁을 더욱 강하게 추진해야 한국판 뉴딜 정책에 대한 시장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한국판 뉴딜은 과거 성장전략보다 재정투자 규모가 크다며 경제성 확보가 정책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한국판 뉴딜의 향후 3년간 투자액은 67조7000억원으로, 과거 창조경제 투자액의 세 배에 가깝다. 재정투자 효율성 확보를 위해 운용 중인 예비타당성조사 제도에서 경제성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재정투자를 근간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 정책의 경제적 성과 확보를 위해서는 경제성이 더욱 강조되는 방식으로 예비타당성조사 제도가 운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