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연말을 앞두고 가계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우대금리를 낮추는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섰다. 여전히 대출 수요가 많지만 금리 상승이 예고돼 연말까지 대출 여건은 점차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9일부터 주택 관련 대출을 내줄 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을 한시적으로 강화했다. DSR이란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 비율이다.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농협은행 주택 관련 대출은 DSR 100%까지 받을 수 있었지만, 9일부터는 DSR이 80%를 초과하면 대출이 거절된다. 농협은행은 대출상품 우대금리도 올 연말까지 축소하기로 했다. 주요 주택담보대출 최대 우대금리를 0.4%포인트, ‘신나는직장인대출’과 ‘NH튼튼직장인대출’ 등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를 0.2%포인트 낮췄다. 신용대출 금리는 기본금리에 은행 마진인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우대금리를 낮추면 최종 금리가 올라 은행 마진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

하나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일부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중단한다. 한도 소진이 임박하자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 신규 취급을 한시 중단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앞서 같은 이유로 MCI·MCG 대출 취급을 멈췄다. 지난달 말부터는 전세자금 대출도 일부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9월 개인신용대출 한도를 책정할 때 모든 고객에게 DSR 100%를 적용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KB무궁화신용대출(경찰청 협약)과 집단신용대출 DSR 기준을 기존 70%에서 지난달 16일 40% 이내로 조정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DSR 70% 초과 대출을 전체 대출의 15% 이내, 90% 초과 대출 비중은 10% 이내로 제한하라는 금융당국 규제에 따라 자체 대출 실행 기준을 수시로 조정하는 차원”이라며 “올해 가계대출이 빨리 늘어나면서 속도 조절 시기가 빨라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