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수협, 하루 1만4천상자 위판…2만∼3만 상자는 2∼3일 대기
"위판장 부족해 조기 썩어가는데"…목포시 '나 몰라라' 외면
조기 풍어로 함박웃음을 짓던 어민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위판장이 부족해 제때 위판을 하지 못해 길거리에서 2∼3일 대기를 하면서 신선도가 떨어지고 경비는 경비대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봄에는 적자, 여름에는 본전치기하면서 버티던 어민들은 가을이 되면서 조기와 갈치 황금어장이 형성돼 만선 풍어를 기록하고 있다.

많이 잡은 배는 15일 한 사리 조업에 3억을 넘기기도 하고, 평균 8천만원 정도의 어획고를 올리고 있다.

추자도와 흑산도 근해에 형성된 조기 어장 등에서는 목포지역 어선 100여 척이 출어해 조업하고 있다.

어민들은 대풍어의 기쁨에도 울상을 짓고 있다.

위판장과 냉동시설 부족 등으로 제때 고기를 위판하지 못하고 있다.

하루 목포수협 위판장에서 조기·갈치 1만4천상자 10억원, 새우젓 2천200드럼(30㎏) 27억원 상당의 위판액을 올리고 있다.

대풍어로 고기는 쏟아지고 있지만 조기, 갈치 등을 제때 출하하지 못해 신선도가 떨어지면서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목포항으로 입항한 어선들은 위판장 부족으로 잡은 고기를 빌린 냉동탑차 등에 실어 목포수협과 목포항 인근 길거리에 2∼3일 세워두고 있다.

"위판장 부족해 조기 썩어가는데"…목포시 '나 몰라라' 외면
탑차 사용료 하루 65만원에다가 1박을 할 때마다 30만원이 추가돼 3∼4일만 기다려도 200여만원의 경비가 발생한다.

수협도 목포항으로 들어온 어선들이 위판하지 못해 여수와 영광, 군산 등지로 옮겨가면서 수입이 줄었다.

목포 지역경제도 타격을 입고 있다.

위판을 못 해 고깃값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애를 태우는 어민들은 목포시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뒷짐만 지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북항에 조성 중인 서남권친환경종합지원단지 임시 사용을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목포시가 사용 준공이 나지 않았다며 미루고 있다고 비난했다.

양경숙(60) 목포안강망협회장은 5일 "북항에 신설된 수산종합지원단지 공사가 오래전에 마쳐 부지만 사용할 수 있도록 임시 사용허가를 목포시장과 시청에 요구했지만 외면하고 있다"면서 "어민들도 목포시민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데도 시는 법 적용만 따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탑차에 선어를 실어 3일째 길거리에 있다 보니 손해도 보고 있다"며 "만약 고기가 썩으면 시청 앞마당에 다 버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어민은 "목포시가 수백억원을 들여 수산종합지원단지를 조성하면 뭐 하냐"면서 "어민을 위해 조성된 건물, 필요할 때 사용토록 해 줘야 선창과 지역경제가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목포시 관계자는 "북항 수산지원단지 임시 사용을 위해 하수과 등 다른 부서와 협력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시는 2017년 착공한 죽교동 북항 인근 부지 10만㎡에 위판장과 냉동·냉장, 제빙·저빙시설, 판매장 등을 조성,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