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농산물 가격이 연일 하락세다. 농산물의 가을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외식업 경기 침체 장기화로 식당과 회사 급식 등에서의 식자재 구매 수요는 여전히 침체돼 있다. 당분간 하락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장철 앞두고도…배추값 71%, 무값 54% 하락
지난 28일 ‘팜에어·한경 한국농산물가격지수(KAPI: Korea Agricultural product Price Index)’는 전일보다 1.73% 내린 128.42를 기록했다. 전주(131.37) 대비 2.2%, 1개월 전인 9월 23일(199.43)에 비해서는 35.6% 하락했다. 팜에어·한경 KAPI지수는 농산물 가격 분석예측기업 팜에어가 작성하고 한국경제신문이 발표하는 국내 최초의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농산물 가격 지수다. 국내 농산물 도소매시장에서 거래량과 대금을 기준으로 상위 22개 품목의 거래 가격을 ㎏ 단위로 표준화한 뒤 산출한다.

지난주보다 가격이 가장 많이 내린 작물은 무였다. ㎏당 434원으로 전주 대비 19.32%, 전월 대비 54.29%, 전년 동월 대비 29.22% 낮다. 방울토마토, 상추, 당근 등도 가격이 일제히 내렸다. 방울토마토(-19.2%), 상추(-12.31%), 당근(-12.03%)이 전주 대비 가격이 떨어졌다.

김장철 앞두고도…배추값 71%, 무값 54% 하락
한 달 새 가격 하락폭이 가장 컸던 품목은 배추다. 배추는 ㎏당 479원으로 전주 대비 11.93%, 전월 대비 71.9% 하락했다. 전년 시세와 비교해도 46.19% 낮다.

김장철을 앞두고 있는데도 배추와 무 가격이 하락한 것은 기상 호조로 인한 생산량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가을 태풍이 없었고, 일조량이 높은 날씨가 이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이 재배면적 증가 등으로 평년과 비슷한 131만t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을무 생산량도 평년 수준인 44만t으로 예상된다. 외식업 경기 침체 장기화로 식당에서의 배추, 무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생산량에 비해 수요가 늘지 않는 것도 가격 하락의 원인이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