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국회에서 "2%대 중반으로 추정한 잠재성장률이 현재 더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과 자본 등을 투입해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 없이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한은은 한국의 연평균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1%에서 2006~2010년 4.1%, 2011~2015년 3.2%, 2016~2020년 2.7%, 2019~2020년 2.5%로 하락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잠재성장률이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진 것 아니냐"는 유경준 국민의 힘 의원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유 의원은 전일세 환산 취업자 증가율을 고려할 경우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졌을 것으로 분석했다. 전일세 환산 취업자는 일주일에 40시간 일한 사람을 1명으로 산정하는 고용 지표다. 예컨대 일주일에 20시간을 일하면 전일제 환산 0.5명, 60시간 일하면 전일제 환산 1.5명으로 본다. 현재 잠재성장률은 취업자의 근로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산출한다. 근로시간이 짧은 단기 취업자가 늘어나는 한국의 경우 전일세 환산 취업자를 바탕으로 잠재성장률을 추정할 경우 한은 등의 추정을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 전일세 환산 취업자 증가율을 고려해 잠재성장률 추정하는 것도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 잠재성장률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서울 중구 본관 머릿돌이 을사조약 체결을 주도했던 이토 히로부미의 친필이라고 최근 문화재청이 확인한 만큼 신속히 처리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이 총재는 "문화재청과 서울시와 충분히 검토해서 빠른 시일내에 해결책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3일 열리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 총재는 "바이든이 집권할 경우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지만 미중 갈등은 쉽게 완화되지 못할 것"이라며 "미 달러화는 약세, 위안화는 강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