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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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감사에서 신용카드사의 부가서비스 혜택을 노리고 KTX 승차권을 상습 환불한 악성 반환금액이 9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악성 고객을 막기 위해 카드사에서도 시스템 개선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교묘하게 편법을 사용하는 '얌체족'들에게 완벽하게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이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이 한국철도(코레일)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KTX 승차권 반환 서비스를 악용한 고객은 42명으로 승차권 총 1만952장을 구매해 8억7102만원을 환불 받았다.

1000만원 이상 반환한 환불자는 30명에 달했다. 가장 많이 받은 환불액은 1132장, 1억1200만원이다. 이들은 주로 결제금액에 따른 카드사 제휴 할인 등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취소 수수료가 없는 승차권을 다량 사들인 뒤 다음 달에 반환하는 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월 실적이란 직전 월 카드사용금액으로 해당카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금액이다. 전월 실적은 혜택만 챙기고 카드는 사용하지 않는 얌체족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문턱인 셈이다.

하지만 카드사의 각종 할인 제도나 포인트 제도는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실제로 카드로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체리 피커(Cherry Picker)'들 때문에 카드사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카드 혜택을 알뜰히 챙기는 '실속'이지만 카드사에게는 '꼼수'를 부리는 고객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에서는 인기리에 판매되던 카드가 단종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품의 상당수는 체리 피커의 희생양이다. 고객들이 최소한의 금액으로 많은 혜택을 누리다가 카드사가 부담하는 비용이 커져 결국 신규발급을 중단하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혜택만 챙겨가는 체리 피커에 대항하기 위해 부가서비스 제공 범위와 대상을 대폭 줄이거나 카드이용 실적에 따라 차별화하는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앞서 언급된 사례처럼 전월 실적을 채우고 다음 달에 결제 취소를 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일부 카드사에서는 이러한 변칙이 통하지 않는다. 전월 실적을 채웠더라도 다음 달에 결제 취소를 하면 전월 실적에서 환불 금액에 대한 차감을 적용해 전월 실적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간주해서다.

그러나 이마저도 나쁜 마음을 먹고 악용하려는 얌체족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기사를 보고 따라할 가능성이 있어 자세한 방법은 언급할 수 없으나 카드사의 제도적 빈틈을 노려 꼼수를 부리는 악성 고객까지 철저히 막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일부 고객들이 카드사의 제도를 악용하지만 정상적으로 카드 결제를 취소하는 고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 강하게 제재를 가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보도가 될 때마다 오히려 기사를 보고 따라하는 고객이 늘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